이재명, 문형배에 "마나님께 안부를"…무슨 사이길래

여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친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문 대행의 아내 안부를 물었던 일이 재조명됐다. 문 대행의 X(옛 트위터)와 블로그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2011년 7월18일 문 대행은 "법의 테두리에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절차라는 건 단순히 많은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 글에는 댓글이 달렸는데 이 대표가 남긴 댓글이었다.

"문판님 여기서. 만나다니. 잘 계시죠? ㅎㅎ 마나님께 안부를 ㅎ"

'문형배 판사님'을 '문판'으로 축약해 부르며 작성된 이 대표의 안부글에 문 대행은 "시장님 고생이 많으시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라고 답을 했다.


28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2011년 9월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당시 진주지원장이었던 문 대행의 안부를 물으며 "남의 말을 빌리지 않고 자기 말을 할 때가 올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문 대행은 "저는 말보다 실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2013년 6월엔 '이명박 대통령 비하' 논란으로 이정렬 판사가 법원을 떠난 것을 두고, 문 대행이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자, 이 대표가 "잘 계시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표가 문 대행 아내의 안부를 묻거나 문 대행이 이 대표에게 건강 유의하라는 글도 있다.

두 사람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치적, 개인적 이슈에 대한 최소 7차례 공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행이 6·25 때 한국을 도우려 참전했던 유엔군을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행은 14년 전쯤 자신의 블로그에 남겼던 '유엔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란 글에 한 문장을 추가했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한 것입니다"라는 문장이었다.

문 대행이 원글에 유엔군을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고 읽히도록 썼기 때문이었다. 문 대행은 2010년 9월 11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당시 유엔기념공원과 이삭의 집을 다녀온 뒤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문 대행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친명(親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과도 가까운 사이"라며 "문 대행의 트위터를 이 대표가 팔로우하고 있었고 문 대행이 팔로우하는 다수의 계정이 '윤석열 구속'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 대행의 소셜 미디어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행의 X 계정은 5470명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활성화된 계정이었지만 25일 오후 폐쇄됐다. 이 대표가 그의 계정을 팔로잉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남긴 글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문 대행은 앞선 한 차례 논란으로 X(옛 트위터) 계정을 폐쇄한 바 있다.

문 대행과 이 대표는 사법시험 28회·사법연수원 18기로 동기다. 연수원 수료 후 문 대행은 부산·경남에서 지역법관(옛 향판)으로 판사의 길을 걸었고 이 대표는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했다.

여권에서는 문 대행이 이 대표와 친분이 있으며, 이 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에 반박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헌재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며 "그 외 개인적인 사정은 헌재의 헌법 재판 심리에 결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 전 경기도와 남양주시 사이에 있던 권한쟁의 사건을 언급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남양주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남양주시가 이를 두고 ‘자치권 침해’라 주장하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낸 사건이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5명이 남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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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