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시원찮아서?…이재명 견제구 野서 세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야권 내 견제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에 이어 구속기소 된 상황에서도 정당 지지율 등에서 국민의힘과 각축전을 벌이자 대선 주자 경쟁력에 의문이 생기고 있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의 민주당, 괜찮습니까?”(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치욕스럽게 당을 떠난 분들께 이 대표는 사과하라”(김경수 전 경남지사), “당선 무효형 나오면 지장 있을 것”(김동연 경지기사) 등 이 대표와 각을 세운 야권 잠룡들의 몸풀기 기세가 강해지고 있다. 


포문을 연 건 임종석 전 실장이었다. 임 실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24일에는 “이 대표 혼자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 ‘안팎에는’ 국정운영 경험과 능력을 가진 자산들이 많다. 밀어내지 말고 팔을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최대한 연대하고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실장은 29일 설 메시지에선 “쌓기는 어렵고 무너지기는 쉬운 게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는 완성이 없다는 것을,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쉼 없는 일상의 과정임을 통렬하게 깨닫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비명(비이재명)계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을 한 이 대표 리더십을 비판해왔다.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29일 페이스북에서 “내란세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제반 여론조사 지표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주고 있다”며 이 대표를 향해 당내부터 통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이 대표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력세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제반 여론조사 지표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주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읽고 우리 스스로부터 책임과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비판과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큰 민주당, 더 넓은 민주당으로 가는 것 말고는 길이 없다. 크게 하나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개헌 논의에 참여하며 이 대표와 차별화를 꾀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3일 제7공화국 출범을 지지하는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는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에서 만약 당선 무효형이 나온다면 상당히 지장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지사는 전날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물론 당내에서 단단한 지지 기반을 통해서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지지도, 최근의 상황을 놓고 볼 적에, 또 국민들의 도덕성이나 사법리스크에 대한 정서로 봤을 적에 만약에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온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를 콕 집어 제기한 셈이다. 김 지사는 자신이 이 대표보다 나은 점으로 “국민과의 공감 능력, 경제 전문가, 비전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머리”를 꼽았다.


김부겸 전 총리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4일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민주당에 대한 따끔한 경고”라며 이 대표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정 운영에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강공 일변도의 태도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연이은 국무위원 탄핵 추진에 대해 “자꾸 정쟁을 유발하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민생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김두관 전 의원은 “주권자인 국민과 당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정권교체로 가는 길을 이재명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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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