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화재] 승무원 "짐에 뭐 있냐" 묻자 불꽃…승객이 게이트 열고 탈출도
지난 28일 밤 일어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에도 김해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에어부산 항공편 9편은 비행 일정이 취소됐다.
29일 김해국제공항 항무통제실에 따르면 이날 예정된 에어부산 항공편은 국내선 33편, 국제선 49편 총 82편이며 전날 밤 일어난 화재 여파로 국제선 1편, 국내선 8편(도착 4편·출발 4편)이 결항 조치됐다.
화재원인에 대해선 현재 조사중이며당시 기내 뒤쪽 선반에 있는 짐에서 시작됐다는 승객 증언이 나왔다.
당시 안내방송은 없었고 일부 승객은 불이 나자 직접 게이트를 열고 비상 슬라이드를 펼쳐 탈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어부산 항공기 뒤편 좌석에 앉은 한 승객은 29일 "기내 수화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 하고서 소화기를 들고 왔는데 이미 연기가 자욱하고 선반에서 불똥이 막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 40대 승객은 "처음 봤을 때 불이 짐칸 선반 문 사이로 삐져나왔다"며 "불을 끄려고 문을 열려고 했는데 승무원이 열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았고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려고 뒤엉켰다"고 화재 상황을 떠올렸다.
항공기 앞쪽에 있었던 한 승객은 "승객들이 전부 착석하고 벨트까지 맨 후 뒤쪽에서 '불이야'하는 소리가 났다"며 "별도로 화재에 대한 안내 방송은 없었고 연기가 앞쪽까지 밀려왔다"고 말했다.
항공사 측의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친구와 홍콩 여행을 가려 한 임신부 승객은 "세월호 사고나 이번 제주항공 사고도 있었는데 승무원들이 가만 앉아 있으라며 소화기를 뿌리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며 "화재가 난 좌석 주변 승객을 나오라고 하지도 않았고 승무원이 '짐 놓고 나가라'는 말도 없어 자기 짐 챙기는 승객과 탈출하려는 승객으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는 1시간 16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 승무원 6명 등 모두 176명은 비상 슬라이드로 모두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타박상 등 상처를 입었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기령 17년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017년 5월까지 에어부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다가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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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