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과반에도… ‘40% 안팎’ 이재명 지지율은 정체… 민주 “지지층 이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지난 대선 득표율(47.8%)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탄핵 정국 한복판에서도 여권 주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조기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지 않아 지지층이 결집 대신 이완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발표된 YTN·엠브레인퍼블릭의 여야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불안한 1위를 기록했다. 여권 선두인 김문수(38%)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대결에선 42%로 4% 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선 각각 41%로 동률이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붙었을 때도 39%로 6% 포인트 우위에 그쳤다.

이 대표의 양자 대결 지지율은 앞서 발표된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도 비슷했다. 이 대표는 여권 후보들보다 8∼14% 포인트 앞섰지만 지지율은 37∼38%선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지지율이 40% 안팎의 박스권에 갇히며 정체한 원인을 ‘보수 결집’에서 찾고 있다. 보수 진영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단단히 결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진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되레 결속이 느슨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는 208명으로 보수 성향 응답자(359명)보다 150명가량 적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 진영 내에서 대선 수준의 결집이 이뤄졌다”며 “이것이 밴드왜건 효과(초기 우세 여론에 편승하는 움직임)를 일으켜 보수층의 여론조사 효능감을 갈수록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진보 지지층이 결집할 유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지도부 한 의원은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체포·구속되며 진보 지지층이 결집할 요소가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소됐다”며 “향후 조기 대선이 공식화되면 민주 진영의 결집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중도층이 이 대표에게는 마음을 닫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국무위원 ‘줄탄핵’ 등 강경일변도 공세에 중도층이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의구심과 윤석열 탄핵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들이 뒤섞여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것”이라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시작으로 헌법재판소가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줄줄이 기각할 경우 여론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조사 기간과 조사 방식에 큰 차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에 차이가 난 것 관련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아직 여야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 또한 들쑥날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각 후보에 대한 응답자들의 지지 강도가 높아지고, 선거 막판으로 가면 지지율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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