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국힘 대선주자 초박빙…박근혜 탄핵 때와 달라진 판세, 이유는?

대선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초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와이티엔(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리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9.4%)를 벌인 결과, 이재명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1%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이 조사는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유권자 6039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6%)한 결과에 견줘 양자 대결 격차가 확연히 좁혀졌다. 이 조사의 양자 대결에선 이재명(37%)-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29%), 이재명(37%)-오세훈(28%), 이재명(38%)-홍준표(28%), 이재명(38%)-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23%) 구도였다(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런 여론 흐름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대선 주자들이 민주당 대선 주자에게 크게 뒤졌던 것과 차이가 크다. 서강신 코리아리서치 이사는 이날 한겨레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보수 유권자들이 탄핵 뒤에도 계속 보수를 지지해야 할지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탄핵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숨김없이 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자 구도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호도가 떨어짐에도 양자 구도에서 비슷하게 나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과 탄핵에도 보수 유권자들 다수가 이번 대선을 진영 대결로 뚜렷하게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을 집권 세력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아닌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승리해선 안 되는 정치적 대결장’으로 보는 유권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여권 후보들이 백중세를 보인 양자 대결 결과를 두고 “여권의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하는 가상 대결 결과는 현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보수 진영의 결집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는 것에 대해선 긴장감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윤 대통령 체포가 지연되면서 극우·보수 진영의 조사 응답률이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구속 뒤엔 탄력을 받아 결집도가 더 견고해졌다”며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도 서서히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비호감층’이 두터운 이 대표의 한계가 갈수록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높은 비호감도 덕분에 당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오른쪽 유권자의 결집도가 강한 만큼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층을 겨냥한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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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