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재판부, '16조 횡령' 부동산 재벌에 사형 선고
베트남 역사상 최악의 금융 사기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재벌 쯔엉 미 란 반틴팟홀딩스 회장이 사형을 선고 받았다.
11일(현지시각) 베트남 호치민시 법원에서 열린 쯔엉 미 란에 대한 공판에서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란 회장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사이공 합동주식상업은행을 불법 통제하면서 수천개의 유령회사를 통해 대규모의 자금을 빼돌리고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란 회장은 측근과 공모해 2012∼2022년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 동(약 16조7천억원)의 막대한 금액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이 구형됐다.
범행 금액은 2022년 기준 베트남 GDP의 3%를 넘는 규모다.
란 회장은 대리인 수십 명의 명의로 SCB 지분 91.5%를 사실상 소유한 뒤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1천여개를 이용한 허위 대출 신청으로 은행 돈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SCB가 입은 경제적 피해 규모는 이자 등을 고려하면 약 677조 동(약 37조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부하들을 시켜 은행 감독 책임자에게 520만 달러(약 71억원)를 제공하는 등 뇌물을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천문학적인 범행 규모가 밝혀지면서 베트남 정부는 대대적인 부패 척결 운동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고위 관리와 기업 경영진 등 수백 명이 체포·기소되거나 물러났다.
란 회장의 가족은 항소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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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