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21 미납금 '1조원' 넘어서… 납부계획은 여전히 안갯속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인도네시아명 IF-X)의 공동 개발국 인도네시아 측이 미납한 분담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KF-21 '보라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2024년도 방위사업청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인니 측은 KF-21 사업 시작 이후 올해까지 총 1조3344억원 상당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인니 측은 올 8월 현재까지 2783억원만 납부해 총 1조561억원을 미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니 측은 KF-21 개발비의 20% 수준인 약 1조7000억원(이후 1조6245억원으로 감액)을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등의 조건으로 2016년 1월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니 측은 사업 첫해인 2016년에 분담금 500억원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7년간 당해년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없다. 심지어 2018년과 2020·21년엔 자국 경제 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인니 측은 2021년 11월 우리 방사청과의 실무협의에서 KF-21 사업 분담금 중 30%(약 4800억원)을 현물로 납부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으나,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니 측은 또 작년 11월 94억원, 올 2월 417억원의 분담금을 낸 뒤 올 6월 말까지 미납 분담금 납부계획을 우리 측에 알려오기로 약속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지키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인니 측은 KF-21 사업 분담금은 내지 않으면서 작년 2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 구입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6월엔 카타르로부터 중고 프랑스산 '미라주2000-5' 전투기 12대를 사들이기로 했다. 또 8월엔 미국산 F-15EX 전투기 24대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일각에선 '인니 측과의 KF-21 사업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인니 정부는 최근 내부적으로 KF-21 사업 분담금 납부계획을 검토하는 등 나름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우리 방사청에선 일단 인니 측이 11월 중 관련 안(案)을 제시하길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는 "현재까진 한국(총 사업비의 60% 분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20%)의 분담금만으로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어도 총 사업비의 20%를 분담하는 인니가 누적된 분납금을 적기에 납부하지 않는다면 누적 사업비가 80%를 초과하는 2025년부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위는 특히 "방사청은 누적된 미분납금 1조561억원을 인니 측이 2026년까지 조속히 납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납부계획을 협의해 비용분담합의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국방위는 또 "인니 측이 구체적인 분담금 납부 계획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계약 불이행'으로 간주하고 공동 협력관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KF-21 개발과 관련한 2024년도 예산은 전년대비 97억5000만원(12.8%) 감액된 663억8900만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다만 KF-21 첫 생산 물량을 당초 목표했던 40대가 아닌 20대로 줄여야 한다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조사 결과엔 '향후 무장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면 조기에 나머지 20대를 추가 도입'하는 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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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