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네바다서 막판 대역전극… 상원권력 지켜냈다
미국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에디슨 리서치 등은 12일(현지시간) 네바다주(州)에서 민주당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상원의원이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를 상대로 승리, 민주당이 다시 다수당 자리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NYT 등에 따르면 개표 닷새째인 이날 네바다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13일 오전 1시 현재 상원은 총 100석(이번 선거 대상 35석) 가운데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49석을 확정했다.
민주당 매스토 의원은 개표가 95% 진행될 때까지 공화당 랙설트 후보에 뒤지고 있다가 막판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미국 최초의 히스패닉계 상원의원인 매스토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인구 비율이 30%에 달하는 네바다의 히스패닉이 막판 집결한 결과로 보인다.
전날 애리조나주에서도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공화당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상원 의석수가 민주당 49석 대 공화당 49석으로 동률을 기록했고, 이날 네바다에서 1석을 더했다.
애초 네바다주를 공화당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달 6일 조지아주에서 치러지는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네바다주 승리로 조지아 선거 여부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조지아를 공화당이 가지고 간다 하더라도 상원의석이 50대 50이 되고, 상원의장(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이 캐스팅보트(찬반 동수일 경우 의사결정권)를 행사해 상원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까지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민주당 51석, 공화당 49석으로 중간선거 전보다 민주당이 상원의석을 1석 늘리게 된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2년을 이끌어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상원의 권한인 고위직 인준 권한을 지켜내면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쾌거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켜내면서 공화당이 추진해 하원에서 올라온 입법안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없이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민주당이 추진하려고 하는 핵심 법안을 두고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공화당과의 타협을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네바다 선거 결과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incredibly pleased)면서 “투표 결과는 민주당 후보들의 자질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고위직 인준을 주도하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시 다수당이 될 것”이라고 승리를 선언했다.
한편 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간신히 다수당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YT는 13일 오전 1시 현재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공화당이 211석, 민주당이 204석을 확보하고, 20석은 미확정이라고 전했다. NBC 방송은 공화당이 다수당 기준인 218석을 넘은 219석을 확보하고, 민주당이 216석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집권당에 불리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못한 데다, 상원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민주당은 선전을, 공화당은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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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