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측, 권성동 원내대표 출마에 “당선되면 폐족” 비난 여론전

국민의힘 친한동훈(친한)계가 11일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에 대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당선되면 폐족” 등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 출마를 친윤석열(친윤)계의 당권 장악 시나리오로 보고 이를 저지하려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황인데도 당권 다툼에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당 중진들의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설에 대해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중진들이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한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4선 이상 중진들은 이날 국회에서 별도 회의를 갖고 신임 원내대표 선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나경원 의원은 회의 뒤 “지금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서 여러 복잡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협상력과 추진력이 있는 권 의원이 적절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친한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중진모임에서 원내대표로 권 의원 추대를 명시적으로 자기만 반대했다면서 “만약 친윤이 지금 원내 지도부를 또다시 장악하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을 구하고자 하는 이미지로 국민들은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들이 나와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올바른가 좀 더 상식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권 의원의 경쟁 상대인 김태호 의원을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고 “이 엄혹한 시기에 원내 경선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지금 경선은 부적절하다”며 “당대표와 잘 상의해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권 의원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더 강하게 권 의원 출마를 비판했다. 그는 채널A 유튜브에 나와 “(권 의원을) 친윤 핵심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이런 와중에 원내대표로 나오겠다”며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초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내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이 당선되면 우리 당은 내란동조당, 국민의힘은 구제불능의 폐족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또 “최근 용산이나 당내 친윤들 움직임을 보면 어떻게든 한동훈을 무너뜨리고 당권을 잡으려는 시도를 아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친윤계가 한 대표를 사퇴시키고 신임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워 당권을 쥐려 한다는 설을 염두에 둔 말로 해석된다.

친한계 의원들은 전날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친한계 후보를 세우자고 논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현재는 권 의원의 경쟁자로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에게 친한계의 지지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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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