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전국·경합주 '동률'…해리스 악재 '비상'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격차를 좁히고 있다. 흑인에 이어 히스패닉계의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도 예전만 못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리스·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이른바 '경합주' 7곳에서 동률의 지지율이 나왔다.
전국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50%의 지지율로 48%를 얻은 트럼프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A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3일(현지시간) 내놓은 여론조사(4~8일 성인 2,631명·오차범위 ±2.0%포인트)에 따르면 7개 경합주에서 해리스·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같았다.
투표 의향층을 대상으로 한 전국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0%,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 49%, 트럼프 전 대통령 47%로 두 후보의 격차는 2%포인트였다.
이는 한달 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투표 의향층에서는 5%포인트,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는 4%포인트 앞선 것과 비교해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말 그대로 대선 판도가 초박빙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층 유권자 표심은 해리스 부통령이 49%의 지지율로 44%에 머문 트럼프 전 대통령을 5%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다만 이마저도 한달 전 같은 조사 때의 10%포인트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도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가 연일 나온다. 앞서 전날 나온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여론조사(지난달 29일∼6일 조사, 흑인 유권자 589명 대상)에서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과거 민주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절대적인 지지(2020년 대선에서 90%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어 NYT는 이날 같은 기간 히스패닉계 유권자 9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5%포인트) 결과를 공개했는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는 56%에 불과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62%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고, 2016년 대선에서는 68%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 바 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 지지율은 위험할 정도로 낮은 반면,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공화)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미 투표권을 가진 대다수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반(反)이민 메시지를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 측과 바이든 대통령 측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액시오스는 이날 10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선 선거일(11월5일) 전 마지막 몇 주 동안 해리스 팀과 바이든 백악관 사이의 관계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많은 고위급 보좌진들이 그의 재선 포기에 여전히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 측에선 반면 “그들(바이든 측)의 감정이 너무 과하다”며 백악관 고위 보좌진이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정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적합하도록 조율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해리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백악관에는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우선해서 생각하는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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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