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라던 文, 딸에는 침묵… 친문은 총력 엄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지 엿새가 지났지만, 문 전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당사자인 다혜씨도 마찬가지다. 전 남편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결기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 전 대통령 자신도 지난 1일 전 사위인 서모 씨의 2018년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관련 압수수색 영장에 뇌물 2억2천만 원 혐의가 적시된 상태다.
이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다혜 씨는 같은 날 오후 늦은 술자리와 새벽 음주운전 사고로 5일 새벽 2시 51분께 경찰에 입건 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0월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매우 높은데, 처벌이 엄중하지 않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며 “초범이라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전국을 강타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다혜씨에 대해 ‘위험운전 치상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 모습이나, 차량도 분간 못하고 남의 차를 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한 언론 유튜브에 출연해 “공개된 CCTV 보면 위험운전 치상이 적용될만한 여러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서 “전직 대통령 딸이면 공적인 인물인데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 지금 일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내 딸이지만 이건 정말 잘못한 건 맞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내 딸 자식이지만 엄히 처벌해달라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 사람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전직 대통령 딸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문 전 대통령이 빨리 사과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는 “조금의 꼬투리라도 있으면 침소봉대해서 과격한 막말 논평을 내놓던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며 “현직 당 대표가 음주운전 전과자이니, 민주당은 음주운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선 것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이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8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 전 대통령이 과거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라고 했던 만큼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입장을 밝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문도 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좀 과하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문다혜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51분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앞에서 자신의 캐스퍼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당시 문씨가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가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인 택시기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통해 확인한 문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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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