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전방 고정식 대북 확성기 가동…"추가여부는 北에 달려
우리 군이 9일 오후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도발할시 군은 추가로 대북 방송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최전방 지역에서 고정식 확성기 여러 대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 및 철수되기 전까지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다.
이날은 우리 군이 보유한 고정식 확성기 중 일부만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 시간과 확성기 가동 장소, 가동하는 장비의 종류와 수량 등에 대해서는 군사작전이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4일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9·19 남북군사합의' 모든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대북 심리전 시행의 법적 걸림돌이 제거되자,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모두 언제든 재가동할 준비를 마친 바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이 제작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방송은 첫 소식으로 대통령실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한 일을 전하며 “정부가 해당 결정을 북한에 통보하면 합의 효력은 즉시 정지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소식으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끊이지 않는 미사일 도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했다는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한·미·일 3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삼성전자의 지능형 손전화기(휴대폰)가 전세계 38개 국가에서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나운서는 “지난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조사 대상인 74개 국가 가운데 38개국 지능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10개국 증가한 수치”라며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했다. 마지막 소식은 ‘외부 영상물 시청과 유포에 관한 단속과 검열이 돌연 강화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북한 주민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약 30분 분량의 1부 ‘보도 광장’ 코너가 끝난 뒤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보내드리는 자유의 소리 방송입니다”라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후 방송 2부에서는 서울말과 평양말의 차이를 해설하는 내용 등의 방송과 함께 중간중간 국내 가수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도 소개한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출력 스피커를 이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시행에 대비해 전방 지역에서 최근 확성기 가동 훈련을 실시했다. 2018년 이후 확성기 가동 훈련은 6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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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