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반발에 직격탄 날린 정부…“소수 과격자들, 툭하면 파업”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단체의 '총파업 불사' 방침에 정부가 연일 강경 기조를 천명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의 집단 반발을 겨냥 "소수 과격자들의 생명 담보 파업"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 등이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데 대해 "소수의 과격한 사람들이 이런(집단행동) 주장을 하는데, 툭하면 생명을 담보로 의료파업 (주장을) 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차관은 "대부분의 의료인은 현장에서 당직도 불사하면서 묵묵히 환자를 지키고 있다"며 "(의료계에 대한) '10조원+알파' 투자 계획을 최근 발표했는데, 파업을 하면 어떤 국민이 이를 지지하고 동의하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130회 이상 많은 논의를 한 만큼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 발표가 일방적이라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적인 부분을 포함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의사 단체는 정부가 형식적으로 의사 수 확대 관련 협의 테이블을 구성했을 뿐 일방적으로 '2000명 증원'을 강행,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박 차관은 "(학생들을 가르칠) 교수 수는 충분히 많다"며 "대학으로부터 의대 증원 희망 수요를 받았고, 전문가들과 실제 수용 가능 여부에 대해 검증한 결과 교육의 질 저하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의사들이 제기한 교육 질 저하를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81학번부터 86학번까지 '졸업정원제'를 하면서 30%의 학생을 더 선발한 적이 있었는데, 교육을 충분히 잘 받아서 지금은 대학에서 중진 이상의 교수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의사 수 증가가 건강보험료 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관련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차관은 "의료비에 가장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요소는 고령화와 소득수준으로, 학계에서는 의사 수와 의료비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짚었다.
이어 "제때 진료를 받아 병을 키우지 않으면 큰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므로 의사 수 증가가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정부는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2000명 늘린 5058명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필수의료 붕괴와 고령화 사회 심화 등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19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에 칼을 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넘게 진행돼 온 의대 정원 증원에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의사 단체는 2000명 증원이 현실화하자 휴진과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필수 회장이 사퇴한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뒤 총파업 돌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총파업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인턴과 레지턴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한다.
정부는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로 상향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불법으로 진료 거부 행위를 이어갈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의사 면허정지 및 형사 처벌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