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힘 험지 '계양을' 출마 유력…이재명 묶어두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여야 거물들간 '빅매치' 성사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대장동 일타강사'로 불리는 원 장관이 인천 계양을에 도전장을 낼 경우 이 대표의 전국 지원 유세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장관의 총선 등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날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한다는 소식과 함께 기정사실화됐다. 원 장관은 12월 개각설이 가시화된 11월 중순부터 전국을 돌면서 총선 몸풀기에 나선 상태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스타 장관으로서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고,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유튜브에서 파헤치는 등 대야 전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장관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경우 이 대표의 전국 지원 유세 등 전체 선거 지휘를 방해할 수 있어 여권엔 호재란 분석이 제기된다.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전국적 인지도가 높고 보수의 차기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원 장관이 출마할 경우엔 이 대표도 '지역구 사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단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원 장관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면 이 대표를 계양에 발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며 "선거 내내 대장동 일타강사를 강조하면서 이 대표를 비판할텐데 이 대표도 마냥 전국 선거 지휘에만 집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원 장관이 험지에서 패배할 경우 여당에선 좋은 카드를 잃는 거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미 3선 국회의원에 재선 제주도지사를 역임하고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원 장관이 국회의원 선수를 늘리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인천 계양을은 워낙 험지라 원 장관이 이 대표한테 져도 누가 뭐라 할 순 없고, 이기면 정치적으로 큰 결실을 맺는 것"이라며 "배지 하나 더 다는 게 원 장관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당의 입장에서도 국회의원 의석 수를 하나 더 늘릴지, 대선 후보로서의 좋은 인재를 키울지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원 장관의 체급도 한층 커진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표와의 대결이 성사되면 사실상 '미니 대선' 급의 선거가 돼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원 장관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지도부·중진·친윤석열계 험지출마·불출마 요구에 사실상 유일하게 화답한 당내 인사다. 희생의 이미지가 더해져 중도층에게도 소구력을 갖출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원 장관은 지난달 21일 "저는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만일 총선에 임해야 한다면, 국민과 당을 위해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마다치 않겠다"며 험지 출마를 시사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요구에 묵묵부답일 때 원 장관은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던져준 것"이라며 "대권 주자로 나서기 위해선 수도권 험지에 솔선수범하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원 장관의 길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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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