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태극기 바로잡은 ‘삐약이’ 신유빈…“애국심도 국대” 칭찬 봇물
탁구 여자 복식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신유빈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중 태극기가 뒤집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확한 위치로 바로잡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와 맞붙어 게임스코어 4 대 1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신유빈과 전지희는 감격의 눈물을 참지 못했고, 맏언니 서효원을 비롯한 팀 동료들도 기쁨의 눈물을 쏟으며 함께 우승을 축하했다.
흐뭇한 장면은 경기 직후 세리머니에서도 등장했다. 두 사람이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가 태극기를 뒷면이 앞으로 가게 집어 들어 좌우 문양이 반대로 바뀌어있었다. 응원과 취재 열기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신유빈은 태극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건곤감리 위치를 바로잡았다. 이후 두 사람은 태극기를 든 채 환히 웃으며 손으로 브이(V)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유빈 선수의 이 같은 모습에 국내 팬들은 “애국심도 금메달감”, “삐약이라 불렸을 정도로 어린데 기특하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띠동갑인 두 사람은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서로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으로 또 한 번 흐뭇한 모습을 연출했다. 전지희는 “결승전이라 많이 떨렸는데 유빈이가 힘을 실어줘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결승에 처음 올라 신기했다”며 “신기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언니가 잘 이끌어줘 금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탁구 복식조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얻은 것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2 부산 대회까지 5회 연속 탁구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후 늘 은·동메달에 머물며 금맥이 끊겼다.
신유빈은 처음 태극마크를 단 2019년부터 띠동갑 전지희와 짝을 이뤄 4년간 호흡을 맞춰왔다. 신유빈은 처음으로 나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포함, 출전 4종목 모두 입상했다.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단식 출전을 포기하는 대신 여자 복식과 단체전에 집중할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강한 의지를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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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