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자식, 자퇴해라”…‘의정부 교사사건’ 학부모 자녀 대학에 대자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년전 극단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 이영승 교사 사건과 관련해 분노 여론이 식지 않고 계속 쏟아지고 있다.


자녀가 수업 시간에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자 이영승 교사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학부모 A씨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에는 분노에 찬 민원 글과 근조화환이 쏟아졌다.

그의 자녀 B씨가 다니는 대학교에도 자퇴를 촉구하는 항의 대자보가 내걸렸다.


▲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아들 치료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받아낸 학부모의 문자메시지 내용

해당 지역농협은 지난 22일 홈페이지 사과문을 통해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도 했다.

앞서 지역농협은 항의가 빗발치고 근조화환까지 놓이자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9일 해당 학부모도 대기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자녀로 보이는 대학생 B씨의 신상정보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됐다.

B씨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학교 앞에는 항의 대자보까지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항의문에는 ‘학교 먹칠하지 말고 자퇴하라’, ‘악녀의 자식이 다니고 있는데 그 학생 자퇴하길 바랍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호원초 교사가 숨진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반복적인 연락을 받았다.

이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연락했다.

결국 이 교사는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학부모에게 치료비로 줬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비롯해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의혹이 제기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도 A씨의 치료비 강요 여부 등을 집중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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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