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주먹질, 발차기까지…난투극 벌어진 의회, 무슨 일?
남미 볼리비아 의회에서 여야 의원 20여명이 뒤엉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원들을 몇분 간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발차기와 주먹질을 했고, 이 모습은 TV카메라에 그대로 녹화됐다.
24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TV볼리비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라파스에 있는 의회 본회의장에서는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43) 산타크루스 주지사 구금과 관련한 정부 보고가 진행됐다.
볼리비아 대표적인 우파 야당 지도자로 꼽히는 카마초는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끈 테러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28일부터 수감돼 있다.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34)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카마초 주지사의 구체적인 혐의와 수감 생활, 향후 법적 절차 등에 대한 의원 질의에 답변했다.
한창 카마초 체포·구금 합법성을 변호하던 카스티요 장관은 답변 도중 돌연 카마초 소속 정당 의원을 향해 "볼리비아 국민 지갑을 훔치러 온 급진적이며 폭력적인 단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야당 일부 의원들은 카스티요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이후 여야 의원 20여명이 연단 근처에서 말다툼을 벌이면서 곧바로 격한 물리력 충돌로 번졌다.
발차기와 주먹질 등이 오가는 와중에 여성 의원끼리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등 폭력 사태가 몇 분간 이어졌다. 이 모습은 TV 카메라 등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난투극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마초 주지사는 2019년 4선에 도전한 좌파 에보 모랄레스(63)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전국적인 군중 봉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2020년부터 검찰 조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이후 볼리비아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자 경제도시인 산타크루스에서 주지사를 지내며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59) 현 대통령과도 각을 세우던 그는 인구조사 시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파업과 집회·시위를 한달 넘게 진두지휘했다.
야당은 "정적 카마초를 제거하기 위해 좌파 정부가 강압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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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