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엑소더스' 전세기까지 등장..3시간 비행에 4000만원
"하루 50건에서 5000건으로 수요 늘어"
러시아의 군 부분 동원령 발표 후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는 가운데 인근 국가로 가는 개인 전세기 비용이 약 4000만원까지 치솟았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징집 대상자인 남성에 대해 출국 금지 조처를 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부유한 러시아인들은 러시아를 탈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개인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법.
승객들은 주로 러시아인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아르메니아, 튀르키예(터키),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에서 아제르바이잔 바쿠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50분, 아르메니아 예레반까지는 약 3시간30분,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는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이들은 개인 전세기를 빌리기 위해 2만~2만5000파운드(약 3000만~3800만원)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인용 전세기는 8만~14만 파운드(약 1억2000만~2억1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비싼 요금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의 개인 전세기 회사인 유어 카터(Your Carter)의 이사 이브게니 비코프는 "지금 상황은 완전히 미쳤다(absolutely crazy)"며 "하루에 50건의 요청을 받았는데 지금은 5000건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레반으로 가는 남아있는 일반 비행기표 중 가장 저렴한 좌석은 약 20만 루블(약 485만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전세기 회사인 플라이트웨이(FlightWay)의 대표 에두아르드 시모노프도 "아르메니아, 터키, 카자흐스탄, 두바이로 가는 편도 항공편에 대한 수요가 5배 이상 증가했다"며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가격도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현지 독립 매체들은 연방보안국(FSB)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21일 부분 동원령 발표 이후 최소 2만4000명 이상이 러시아를 떠났다고 추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 동원령을 발표한 이후 동원령을 피하기 위한 '탈출 러시'로 수천 명이 공항에 몰렸다. 동원령 대상자인 젊은 남성들이 출국 금지를 우려해 다급하게 출국을 준비한 것. 예레반과 이스탄불행 항공편은 동원령 발표 직후 몇 분 만에 매진됐다.
이처럼 하늘길이 막히자 조지로 가는 국경검문소에는 16km의 차량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가 하면, 3000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몽골 알탄불락 검문소를 통해 러시아를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내에서 출국이 계속되자,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역에서 강제로 주민들을 징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에서는 18~35세 남성의 출국이 금지됐으며,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징집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독립 언론 메두사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일부 지역에서 오는 28일부터 징집 대상 연령인 18~27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