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난마돌 日후쿠오카 재상륙..크레인 꺾이고 최소 41명 부상
오전 3시 후쿠오카 재상륙해 시속 20km로 북상
가고시마서 강풍에 크레인 꺾여..돌풍에 넘어진 부상자 다수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부상하면서 적지 않은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최소 4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대형으로 분류된 난마돌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19일 오전 3시쯤 후쿠오카현 야나가와시 부근에 재상륙했다.
일본 기상청은 오전 5시 기준 난마돌이 후쿠오카현 이즈카시 부근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중심기압은 960헥토파스칼로 측정됐으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35㎧, 최대 순간풍속은 50㎧로 북동쪽 260㎞ 이내와 남서쪽 150㎞ 이내에는 풍속 25㎧ 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다.
규슈지방을 중심으로 비구름이 계속 형성되고 있어 폭우와 폭풍, 높은 파도가 예상되면서 현지 기상당국은 삼엄한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미야자키현에는 호우 특별경보가 발령됐고, 주고쿠 지방과 시코쿠 지방에도 비바람이 강해지고 있어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이미 일본 전역에서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41명의 부상자가 보고됐다.
NHK 집계를 지역별로 보면 부상자는 △후쿠오카현 4명 △미야자키현 13명 △가고시마현 9명 △구마모토현 4명 △오이타현 5명 △사가현 1명 △에히메현 2명 △히로시마현 1명 △야마구치현 1명 △고치현 1명 등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접근해 있는 가고시마현 아쿠시마초의 소방서에서는 강풍으로 문이 갑자기 닫히는 바람에 한 소방대원이 오른손이 끼여 집게손가락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 밖에 시즈오카현 마키노하라시에서는 전날 저녁 돌풍이 발생해 한 점포에서 외벽이 떨어져 나가 근처에 있던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태풍이 재상륙한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서는 18일 오후 10시까지 2명이 바람에 휩쓸려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같은날 오후 4시 야외에 있던 70세 여성이 바람에 넘어지면서 팔이 골절됐고, 비슷한 시각 70대 남성이 걸어가는 중 바람에 휩쓸려 넘어져 손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고 한다.
오이타현 오이타시에선 같은날 밤 9시 시내에서 70대 여성이 거리를 걷다가 바람 때문에 넘어져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풍으로 주택 유리창이 깨져 50대 남성 주민 1명이 유리 파편에 오른팔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벳푸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40대 여성이 돌풍을 맞고 계단 8개 높이에서 굴러떨어져 팔에 경상을 입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19일 오전 1시쯤 노인 복지시설이 침수됐다. 1층에는 10센티미터 높이로 물이 고였고, 이 시설에서 500미터 떨어진 부근은 사람의 허리 정도 높이까지 침수된 것으로 보고됐다.
같은 현에서 타고 있던 차량이 물에 잠겨 차량 위에 서서 두 시간 반을 버티던 60대 여성이 2시간30분만에 소방 고무보트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에서는 18일 오후 2시를 넘은 시각 19층짜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크레인이 부서져 낙하할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NHK는 평소에 똑바로 뻗어 있던 크레인이 팔 부분이 부러져 구부러지고 늘어진 듯한 상태가 돼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가고시마시는 이날 오전 10시께 최대 순간풍속 43.5㎧의 풍속이 관측됐다며 크레인이 강풍에 꺾인 것으로 추정했다.
건설현장은 가고시마시 중심부의 주택가 밀집 지역으로, 아직까지 크레인으로 인한 부상자나 주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등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가토 히로시 일본 기상청 예보과 기상감시경보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특별 경보가 발령되는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수준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며 "특히 토사 재해가 예상되는 지역에선 이미 재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경계 수준 레벨 5(가장 높음)에 해당한다. 당장 신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토 센터장은 "평소 재해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도 최대한의 경계가 필요하다"며 "미야자키현 외 다른 지역도 호우 특별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는데, 발령 후 대피는 늦는다. 자신과 소중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특별경보 발표를 기다리지 말고 지자체 대피 정보에 따라 즉시 안전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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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