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명기회 걷어차고 ‘방탄재명단’에 올인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겐 검찰에 출석하지 말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 선거법 위반과 대장동·백현동 비리,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성남FC 후원금 등 10여 건의 의혹으로 수사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밀어붙였다. 이 대표는 대선 낙선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다시 두 달 만에 당 대표에 나섰다. 민주당은 두 번이나 표결해 당 대표가 재판에 기소돼도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했다. 2중, 3중 방탄막을 치고 이번엔 특별한 새로운 사실도 없이 대통령과 그 부인을 고발하고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있는 쌍방울 그룹 회장이 태국으로 도피한 채 그곳에서 회사 임직원들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대표 관련 의혹은 해외 도피, 극단 선택, 국회 장악 정당의 방탄 등으로 어느 하나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면 이 대표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위와 서술한바와 같이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러니 민주당 입장에선 ‘사법리스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불거질때마다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자신과 하등 관계가 없는데다, 책임질만한 범법행위를 한적도 없어 무고하며 마치 죄가 있는것처럼 검경 수사가 진행되는것에 대해 서글프고 가혹하다고 까지 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이정도로 억울하고 원통하다 생각된다면 오히려 가만 있으면 안될일이다.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적극 해명하고, 죄가 없음을 명쾌하게 소명하는건 너무도 당연하다.
이런면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수 있는 검찰소환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그런데 이 대표는 검찰출석 통보에 불응했다. 검경이 없는 죄를 뒤진다며 그렇게 답답해하면서 왜 당당하게 소명할 기회를 걷어차는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 대표는 검찰소환 통보에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먼지털이하듯 하다가 안되니까 엉뚱한 걸 갖고 꼬투리 잡는다"고도 했다. 검찰이 '엉뚱한 꼬투리'를 잡아서 혐의를 씌운다고 생각된다면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법리에 맞서 싸워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그 혐의에서 벗어나는게 순리일 것이다.

철저한 검증과 조사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사법리스크를 벗어나는게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최선일 것이다. 그런데 혐의는 없지만 조사는 받지 않겠다는 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비판여론이 부담이 됐는지 본인은 당당하게 출석해 사실관계를 다툴 작정이었지만 당이 만류해 어쩔수 없다고 말하는데 이건 솔직하지 못하다. 정말로 출석할 마음과 자신감이 있었다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럴 마음이 없으니 169석 거대 야당이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은것으로 볼수 밖에 없다.

출석거부는 이 대표가 평상시 "수사에 불응하면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던 주장과도 정면배치된다. 2016년 당시 성남시장때 이 대표는 검찰 대면조사요구에 불응하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법앞에 평등함을 증명하기위해 국민과 동일하게 체포해 강제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지사때도 신문사들의 부수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해 신속한 강제수사를 주문한바 있다.

다른 사람들에겐 이렇게 '만인은 법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왜 본인에겐 그리 온화해지면서 다른 잣대를 대는 것인가. 이것이야 말로 거대야당 대표라는 특권의식의 발로는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서 일반인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선민의식에 빠져있는것인가.

서면진술 답변서를 냈으니 출석요구사유가 소멸됐다는 주장은 황당무계 그 자체다. 5줄짜리 답변서가 충분한 답변이 되었을리도 만무하고 법을 아는 이 대표가 출석요구사유 소멸 운운하는것도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말이다.

답변서만으로 충분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이 대표도 민주당도 아닌 검찰이라는 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더군다가 서면조사를 줄곧 무시하다가 출석통보를 받고나서야 어물쩍 답변서를 제출해놓고서는 수사에 협조한것처럼 오도하는것도 보기 민망하다.

이런식이라면 이 대표가 앞으로 줄줄이 있을 검찰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것은 뻔하다.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부터 성남FC후원금 유용, 변호사비 대납, 경기주택도시공사 비선캠프 의혹 등 이 대표가 연루된 검경수사만 10여개에 달한다.

이많은 사법리스크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은채 당대표라는 지위를 앞세워 당을 방패막이 삼아 숨는건 개인의 사법리스크에 당을 끌어들이는 것은 “내가 망하면 너희들도 망하니 나를 보호해라.”라는 것이다.
이 대표가 연일 주장하는 민생 안정을 위해 국민에 봉사하고 국익을 위해 존재해야할 공당에게 당대표를 보호하는 '방패'역할을 맡기는건 정상이 아니다.

실제로 당대표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민주당이 비이성적인 주장과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민주당이 지난달 말 당헌을 개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헌 제80조 개정안은 부정부패와 관련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 의결을 거쳐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당헌 개정을 두고 ‘방탄용 개정’, ‘이재명 사당화’라는 내부 논란이 있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지만 결국 재투표 끝에 의결됐다. 말 그대로 민주당 전체가 ‘방탄재명단’이 된 것이다.

정말로 아무런 잘못도 의혹도 없다면 이재명 대표는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그 의혹에서 벗어나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169석이라는 의석수를 앞세워 뒤에 숨어있는건 한 정당의 대표가 취할 행동은 아니다. 한 정당의 대표답게 지금이라도 당당히 검찰조사에 응해야 할 것이다.


▲ 이우성 뉴스젠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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