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아들, 60만원에 팔려가고 있습니다..선진국 한국이 도와주세요"
내한한 아프간 월드비전의 찰스 회장
“한국은 특권을 가진 국가…아프간 관심 부탁”
“아프가니스탄은 지구 상에서 여성과 아동에게 가장 최악의 장소입니다. 저희를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알리기 위해 방한한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17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아프간을 향한 재정적 지원이 사라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아프간 탈레반 재집권 이후 경제 붕괴로 인한 식량 위기와 어린 여아들에 대한 성 착취 등의 문제가 도를 넘었다며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프간에서는 ‘특권’으로, 아프간 형제자매들에 도움의 손길을 베풀어달라”고 강조 했다.
찰스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빌딩에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프간 인구 60%에 달하는 244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8월 15일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이후 대외 원조가 끊기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며 식량 위기 상황이 심각해졌기 때문. 그는 “아프간인 95%가 하루 세끼를 다 먹지 못하며, 한 해에만 470만 명의 아동, 임산부, 수유부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12만 명이 조산아로 태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성을 경시하는 탈레반의 영향력으로 여성과 아동들의 인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찰스 회장은 “코로나19, 금융위기 등으로 가정 상황이 어려워지면 여자아이들이 500 달러(약 65만 원), 1000 달러(약 131만 원)에 팔려 간다”며 “8, 9세 되는 아이들이 70~80대 노인들의 조혼 신부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많은 여자아이들이 ‘나는 어떤 노인과 결혼하게 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팔려간 아이들은 평생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성적으로 학대를 받거나 가사 노동에 시달린다고 한다. 찰스 회장은 “탈레반 지도부가 여아들이 중·고등 교육을 받는 것을 금지하며 이들이 나중에 직업을 갖기도 어려워졌고, 결국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탈레반 집권 전 교육을 받았던 여성들이 설 자리도 사라졌다. 찰스 회장은 “탈레반이 정권을 잡기 전에는 아프간 의회 의원 20% 이상이 여성이었는데, 지금은 한 명도 없다. 여성 장관도 없다”며 “사회에서 무언가 직책을 가진 여성을 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찰스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알리고,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방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이 현재까지 아프간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보낸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국가와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를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도움의 손길을 전해달라”고 다시 한 번 관심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찰스 회장은 이어 “국제사회가 저희의 편에 서서 도움을 준다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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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