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심상찮다..베이징선 대학생, 상하이는 상인들이 코로나 봉쇄 반대시위
상하이시 최대 의류 도매시장 치푸루 상인, 임대료 반환 시위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 대학생들의 봉쇄 반대 집회, 허베이성 옌자오 주민들의 출근 금지 항의 시위에 이어 상하이에선 상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중국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이 통제된 점을 감안했을 때 연이은 시위는 이례적이다.
14일 중국 SNS 웨이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 최대 의류 도매시장인 치푸루에서 상인들이 임대료 반환 시위를 벌였다. 중국의 동대문 시장 격인 치푸루 의류 시장은 상하이·저장성·장쑤성 등 화둥 지역에서 가장 큰 중저가 의류 시장이다. 이 일대에 밀집한 12개의 도소매 시장에는 크고 작은 점포 6500개가 있다.
상인들은 거리로 나와 "봄 성수기 3개월 동안 장사를 못해 재고가 쌓여 경영 압박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상하이가 봉쇄되기 전에는 하루 최대 10만명이 찾아 활기를 띠던 곳이다.
상하이시는 지난 1일 두 달 넘게 지속된 봉쇄를 해제하고 식당과 점포 등의 영업을 허용했다. 상하이 봉쇄는 지난 3월 28일 시작돼 5월 31일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치푸루 의류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 8일께 폐쇄됐고 6월 10일에서야 영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점포가 적지 않다. 문을 닫은 점포에는 '임대료를 돌려주지 않으면 영업을 안 하겠다' '누가 우리 가게 좀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붙었다.
상하이시 당국은 봉쇄로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 조건 없이 6개월치 임대료를 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인이 국유기업일 경우에만 해당하고 임대인이 개인이나 민간 기업일 때에는 '권고 사항'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임대료 면제 혜택을 보는 이들은 제한적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봉쇄 때문에 생긴 모든 손실을 상인들이 부담하게 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 사람들이 모여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항의 시위를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과도한 방역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베이징 소재 베이징사범대 학생 300~500여 명이 학교 측에 귀향 허가를 요청하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지난 4월 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퍼진 이래 베이징 대학가는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 출입을 막고 있으며, 기숙사도 사실상 무기한 봉쇄한 상태를 유지했다. 학생들의 시위에 학교 측은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앞서 23일엔 베이징정법대에서 귀향 뒤 온라인 수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학교 측은 다음날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엔 베이징대 완류(萬柳) 캠퍼스에서 과도한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으며, 베이징대 측은 지난 주말부터 학생 귀향을 권장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35㎞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 허베이성 옌자오에선 지난 1일 수천명의 주민들이 베이징으로 통하는 바이먀오 검문소 앞에 모여 '통근 허용'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옌자오에 사는 약 10만명이 베이징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데 지난 4월부터 베이징 입경 자체가 막혔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 옌자오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도 베이징과 톈진 등 인근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봉쇄가 반복돼 주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주민들의 시위에 결국 산허시 당국자가 나서 48시간 이내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통근 패스'가 있으면 베이징으로 격리 없이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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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