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강행한 중국, 왜 아시안게임은 연기했나
시진핑 '제로코로나' 고수 밝힌지 하루만
아시안게임·유니버시아드 줄줄이 연기
상하이 봉쇄 등 중국 코로나 상황 악화
장기집권 앞두고 정치적 부담 컸을듯
올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청두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줄줄이 연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나온 발표다.
6일(현지시간)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22년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 19회 아시안 게임이 연기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중국올림픽위원회(COC),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HAGOC), OCA 집행위원회의 협의를 거쳤다”며 “구체적인 (개최) 날짜에 대해서는 날짜를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화통신은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6월 열릴 예정이던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1년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하계유니버시아드는 격년으로 열리며 당초 지난해 4월 청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6월 26일로 연기된 바 있다.
중국에서 올해 예정된 중요한 국제 스포츠 대회가 2개나 동시에 취소된 것이다. 하계유니버시아드의 경우 이미 한차례 연기된다가 대회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강행할 것이란 전망도 컸다.
중국 매체들은 두 대회가 연기된 사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방역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은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으로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특히 항저우는 장기간 도시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약 180㎞)에 있어 대회 연기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의 한 연구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개최지인 베이징을 비롯한 전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며 “상하이의 봉쇄가 길어지고 있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취소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봤다.
무엇보다 중국은 올해 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제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무리하게 대회를 치르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당헌과 당정 개정 등을 통해 10년마다 국가 주석을 교체해왔던 연임 규정을 지난 2018년 철폐했다. 시 주석은 큰 이변이 없는 한 3연임을 통한 장기 집권 시대를 열어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상하이의 봉쇄 장기화 등으로 관련 기업과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현재의 방역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방역 업무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하는 중요한 시기이자 힘든 단계에 처해있다”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역사적인 검증을 거쳤으며, 과학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의 방역지침 정책을 왜곡, 의심, 부정하는 일체의 언행과 단호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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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