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 반납"..'짤짤이' 최강욱 결국 사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비공개 온라인 회의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에게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을 반납했던 뼈아픈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최 의원께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셨다"며 "이 사과를 보좌진들이 오해하거나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 최 의원께서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최 의원님 발언으로 여성 보좌진들께서 심한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고 유출자가 문제라든지 제보자를 찾아야 한다는 등의 2차 가해를 당했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이런 일을 미리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보좌진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세 광역단체장의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을 반납했던 뼈아픈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민주당은 대선 전과 후가 전혀 다른 정당이 되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왜 상식으로부터 고립되어 왔는지, 왜 재집권에 실패했는지, 왜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졌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쇄신과 변화에 앞장서야 할 비대위원장으로서 최 의원 발언 제보를 받고 즉시 당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조사를 지시했다"며 "그런데 사실관계도 확인하기 전에 그럴 리 없다며 저를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에도 그랬다.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냐며 2차 가해도 심각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저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보며 이전 피해자들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잘못을 감싸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5년 뒤에도 집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내 온라인 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참석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아 모습이 보이지 않자 "XXX하고 있는 것 아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최 의원실은 "짤짤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다 2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입장문에서 "법사위원들 간 검찰개혁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었고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음에도 그 취지가 왜곡되어 보도된 것에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대화 당사자에 대한 확인 취재가 있었다면 결단코 성희롱 의도의 발언, 성희롱 취지의 발언이 아니었다는 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대화 당사자에 대한 확인 취재도 거치지 않은 점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언의 전후맥락을 떠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린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 드린다"며 사과했다. 성희롱의 의도는 없었으나 불쾌함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 의원의 사과 이후에도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겉으로만 사과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논란은 계속 확산됐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같은날 입장문을 내며 "지난 29일 해당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회장은 28일 화상회의에 참여했거나 내용을 알고 있는 분들을 통해 정확한 워딩을 비롯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보협은 "오늘 오전 최 의원실에 해당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및 문제점 등을 인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사과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현재 비대위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과 징계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보협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해당 발언을 들은 다수가 '오해'를 넘어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아울러 이미 당 차원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당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보협에 이어 민주당 여성보좌관들도 4일 낸 입장문에서 "최 의원은 며칠 전 저지른 심각한 성희롱 비위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말장난으로 응대하며 제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최강욱 의원은 'ㄸ'이 아니라 'ㅉ'이라는 해명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음에도 그 취지가 왜곡되어 보도된 것에 심각한 유감'이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는 동안 오히려 사건을 제보한 보좌진들에게는 '보좌진이 오해한 것', '회의 내용 유출이 더 문제', '제보자 색출 필요' 등의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다. 몇몇 보좌진들은 테러성 문자까지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최 의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거짓 시도가 더해질수록 민주당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최 의원은 더이상의 거짓 변명을 멈추고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하라. 민주당 윤리감찰기구에서도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처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을 듯 커지자 최 의원은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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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