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 불만 높아지는 중국.."위드 코로나? 韓美日 나쁜사례 보라"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내 코로나19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국 관영 매체가 서방의 '위드 코로나'야말로 허상이라고 보도하고 나섰다. '제로 코로나'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봉쇄 지역 주민 불만을 달래면서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중국신문망은 '전염병을 방관한 나라들은 어떻게 됐을까?' 제하 기사에서 영국과 미국, 한국, 일본, 독일 등의 방역 정책을 '실패' 사례로 들었다.

중국신문망은 "영국이 2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자가격리 조치를 해제하고 밀접 접촉자를 추적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코로나19 확진자는 늘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영국인 13명 중 1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3월 들어 55세 이상 집단 감염률이 종전 평균보다 20배 높고 노인과 중증 질환 환자들의 사망 위험 역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연장된 중국 상하이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격리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료품과 생필품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미크론 BA.2 변이 확산으로 이달 2일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의 약 72%, 뉴욕과 뉴저지의 84%에 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워싱턴 '그리디론' 언론인 클럽이 최근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 의원 등 유력 정관계 인사들이 집단 감염된 사실을 들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선택'됐다고 조롱했다.

한국도 '나쁜 사례'에 넣었다. 5주 연속 확진자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3월 이후 며칠간 하루 30만명을 넘어선 사실을 언급했다. 상황이 나빠지는데도 한국 정부는 3월5일 이후 제한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하더니, 이달 4일에는 모임 제한을 10명으로 완화하고 2주간 영업 제한 조치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47개 현 중 44개에서 신규 감염자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7차 발병이 시작됐으며 오미크론 BA.2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독일의 예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224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넘어서고 13만명이 숨졌다고 썼다.

관영 매체가 주요 국가들의 위드 코로나 상황을 전한 건 상하이를 중심으로 감염자 수가 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봉쇄 피로감이 더해지면서 체제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전날 중국 내 감염자 수는 2만6345명(무증상 2만5037명)에 달했다. 상하이에서만 2만4000명을 넘어섰다. 상하이 봉쇄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 정부가 상하이 주재 공관 직원들의 자진 귀국을 허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 방역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자국민을 매개로 외국인들의 '탈중국'을 종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봉쇄가 길어지고 식료품마저 구하는 데 어려움이 커지자 상하이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외신을 통해서만 표출되고 있다. 가디언지는 "정책은 매일 바뀌고 (식료품) 가격은 매일 오른다. 음식을 구하기 위해 매일 5시에 일어나야 한다. 중국 정부는 시민들을 이런 식으로 대한다"며 상하이 주민 불만을 실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이런 불만은 언론을 통해 전달되지 않는다. 상하이 코로나19 소식에 관한 뉴스 댓글에는 상하이 시민들을 '이기적'이라고 질타하며 중국 전체에 '민폐'를 끼친다고 손가락질하는가 하면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공익(?)적 외침이 도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수정할 의사가 없다. 중국 방역 총책임자인 쑨춘란 국무원 부총리는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지시와 정신을 깊이 관철해야 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속히 제로 코로나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고 방역 당국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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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