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열흘 넘게 봉쇄.."생필품 동났다" 폭동 직전
상하이항發 물류대란 현실화
감염 확산 막으려 車운행 제한
물건 실어나를 트럭 발도 묶여
컨테이너 처리량 1주일새 40%↓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항발(發)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면적 봉쇄가 열흘을 넘기면서 생필품 부족을 호소하는 시민도 늘어나고 있다.
8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상하이항을 운영하는 상하이국제항만그룹은 전날 밤 상하이항에 출입하는 모든 트럭에 상세한 목적지 정보를 제시하라는 방침을 내놨다. 지난 6일 상하이시는 운수업체들에 소속 모든 트럭이 목적지에서만 정차할 수 있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간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장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상하이항은 중국 해상물동량의 17%를 담당한다. 중국의 국제 교역과 국내 물류 현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상하이국제항만 측은 지난달 28일 상하이시 봉쇄가 시작된 이후에도 직원들이 항만 내 ‘폐쇄 루프’에 거주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운사나 물류대행(포워드) 업체들은 항만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운행 제한으로 화물을 항만까지 운송하거나 항만에서 목적지로 실어나르는 트럭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중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트럭 부족 때문에 이번주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전주 대비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본 컨테이너선사 ONE는 냉동식품이나 화학제품을 실은 컨테이너들의 검역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야적장이 가득 차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포워드(국제물류주선) 업체 DSV의 매즈 레이븐 부사장은 “거의 모든 상품의 유통이 중단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상하이의 한 포워드사는 차이신에 “봉쇄 이후 당국의 방침에 따라 대부분 트럭이 주차장에 서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보건당국은 물류업을 필수업종으로 지정하고 운전기사들에게 통행증을 발급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방역요원들이 운전기사나 트럭 이동을 통제해 물동량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선 전날 2만1762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국 전체(2만4101명)의 90% 이상이 상하이에 집중됐다. 상하이시는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단계적으로 봉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감염자가 폭증하자 무기한 봉쇄로 전환했다.
물류 대란에 식자재 등 생필품 유통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인터넷에선 ‘시 정부가 모든 생활물자를 통제하고 개인 인터넷쇼핑을 중단시켰다’ ‘음식 배달이나 택배기사들에게 매일 핵산검사를 요구하면서 배송이 사실상 중단됐다’ 등의 소문이 퍼지고 있다. 상하이시 당국은 전날 “현재 1만1000명의 배달원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배송 중단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 정도 인원으로 2500만 명의 시민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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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