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종된 BA2, 유행 정점 다시 오나 "유행 키울 가능성도 있어"
"전파력 오미크론의 1.3∼1.5배..중증도 높인다는 보고는 없어"
"오미크론-BA.2 결합한 새 변이 모니터링..다른 변이 출현 가능성도 충분"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한 고비를 넘자마자 전파력이 더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우세종 자리를 잡으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전체적으로는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유행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세부계통인 BA.2는 지난주(3.20∼26)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50%가량 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단검사에서 다른 변이체보다 검출하기가 훨씬 어려워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다.
국내 확진자의 BA.2 검출률은 이달 첫째 주(2.27∼3.5) 22.9%에서 둘째 주(3.6∼12) 26.3%, 셋째 주(3.13∼19) 41.4%, 지난주인 넷째 주 56.3%로 증가했다.
해외유입 확진자의 BA.2 검출률은 이달 첫째 주 47.3%에서 지난주 71.1%로 증가했다.
오미크론 유행은 지난주까지 정점 구간을 통과한 뒤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18만7천213명으로 25일 만에 2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11주 만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A.2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감소세에 접어든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서 BA.2의 영향력에 대해 "전염력을 (기존 오미크론보다) 1.3배 내지는 1.5배 높이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행의 규모나 크기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BA.2가 중증도를 높인다는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며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 치료제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지난 1월에 이미 오미크론 정점을 겪은 국가에서는 최근 BA.2 우세종화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1∼2월에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1∼2주 역대 최대 규모로 유행이 커졌다.
정 청장은 이러한 국가들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BA.2가 우세화했다는 점이 다르다면서 "BA.2의 영향이 현재 유행에 이미 반영돼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유행의 정점이 지나고 2∼3주 후에 다시 반등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BA.2의 영향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접종이나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등교 확대, 사적모임 증가, 접종 참여율 정체 등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 이후 완만한 감소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새 변이 등장으로 재감염 우려도 커졌다.
국내 코로나19가 유입된 2020년 1월 이후 지난 27일까지 재감염 추정 사례는 총 346건으로 파악됐다. 감염자 10만명당 2.88명이 재감염된 것이다.
원조 코로나19가 우세종이던 2021년 6월까지 재감염 추정 사례는 2건에 불과했으나, 델타가 우세한 시기(2021년 7∼12월)에는 159건으로 증가했다. 오미크론 우세기(2022년 1월 이후) 재감염 사례는 185건인데,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에만 56건 발생했다.
정 청장은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재감염에 대해 모니터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세부적으로 변이의 영향을 분석하고, 유행이 앞서서 진행된 나라들의 세부 변이 유형별 분석 자료를 더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BA.2가 9세 미만 어린이에게 더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는 해외 연구 결과에 대해 정 청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치명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9세 미만은 접종이 진행되지 않아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고, 영유아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미크론에 감염된 소아들의 후두염 등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대면진료의 필요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BA.2 이후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는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델타크론 변이에 대한 보고가 돼 있고, 유럽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BA.1, BA.2 등 오미크론의 세부 변이도 재조합을 일으켜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델타크론 등 재조합 변이가 우리나라에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큰 규모로 유행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런 변이가 발생·유입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며 변이 대응체계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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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