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軍작전 서툴다 했더니..최고 야전사령관 부재 가능성
개전 후 4주간 장성 6명 숨져.."지휘와 통제 무너져"
통신 장애·병참 문제 등, 교착상태 악화..향후 2주가 분수령
우크라이나 개전 이후 6명의 러시아 장성이 숨져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짧은 기간 가장 많은 장성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전 사령관 부재가 서툰 러시아의 군사 작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기에 통신 장애로 인한 지시 하달 문제가 병참과 더불어 현재 우크라 전쟁의 교착 상태를 한층 더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군 사령관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령관 부재는) 러시아군의 작전이 서투르고 조직적이지 못한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미 국방부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서방 정보 기관은 우크라에 배치된 사령관 수를 20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숨진 러시아군의 장성은 3분의 1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
같은 날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현지 언론은 우크라 개전 이후 러시아군 9861명이 사망했다면서 1만6153명이 부상했다고 전날 보도했다가 기사를 돌연 삭제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 '광역 전구(theater-wide)' 내 지상 최고 사령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러시아군 부대는 서로 협력하기 보다는 물자와 장비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 전역에서 러시아군은 부대간 소통 또는 작전 설계 없이 독자적으로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유럽 주둔 미국 사령관을 지낸 CNN의 군사분석가인 마크 허틀링은 "전쟁의 원칙 중 하나는 '명령 통일(unity of command)'이다. 즉 누군가는 포격, 병참, 군사 투입 등 작전을 총괄해야 한다"면서 "만일 야전 사령관이 존재한다 해도 그는 매우 무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벤 호지스 전 미 유럽사령관은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매년 '전구(military district)'를 번갈아가며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이들은 이정도 규모의 군사작전 경험이 없다. 시리아와 크림반도에서의 군사작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작전"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장성 6명이 숨진 것에 대해 은퇴한 4성 장군이자 전 CIA 국장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역시 "어떤 장군도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러시아군의 지휘와 통제는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러시아군 통신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과 지휘관이 휴대폰 등 채널을 이용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도청해 반격 중이라고 전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미국 소식통은 "러시아는 이번 작전 기간 지휘와 통제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군은 고위 지휘관들과 통신이 단절돼 무슨 일이 잘못되면 무전기로 회신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탱크와 호송차량을 버리는 것이 목격된 이유 중 하나라고 미 관리들은 믿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허틀링 애널리스트는 광범위한 침공 규모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수 천 마일 이상의 전선을 따라 작전을 펼치려면 "광범위한 통신과 지휘, 통제, 정보 자원이 갖춰져야 하는데 러시아는 이를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4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앞으로 2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군이 병참 문제로 일주일째 주요 전선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까닭에 우크라 측이 이 '기회의 창'을 이용하지 않으면 우크라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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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