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자신과의 관계 : 1. 내면의 주인이 필요하다
1. 내면의 주인이 필요하다
내 안에는 무수한 내가 공존한다. 나를 미워하는 나, 남을 미워하는 나, 욕망에 사로잡힌 나, 두려워하는 나,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나, 위대해 지고 싶어 하는 나, 존경받고 싶어 하는 나, 봉사하고 사랑을 베풀고 싶은 나, 진리를 구현하고 싶은 나 등등 무한히 많은 나들이 내 안에서 끝임 없이 자기 목소리를 낸다. 상황이 변하면 그에 따라 내재된 이러한 작은 나가 나타나 자기목소리를 낸다. 내안에 머물고 있는 게으르고, 투정부리고, 후회하고, 욕심 부리는 부정적인 나를 아무리 짓누르고 부인하더라도 그 것과 연관이 있는 상황이 나타나면 그 작은 나는 어김없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간의 삶을 돌아보면 그러한 여러 가지 작은 부정적 “나들”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과 그렇지 못함으로서 오는 자책감의 내적 갈등으로 괴로워 한 적이 많다. 몸무게를 줄이겠다고 결심하는 나가 있는가 하면,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배가 터지도록 먹어야 성이 차는 나가 또한 작동한다. 수없이 후회를 반복하고 새로운 다짐을 반복한다. 그러한 나로부터 벗어나겠다고 결심해도 그것과 연관된 상황이 발생하면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작은 나는 어느새 고개를 들고 내 의식세계의 주인 행세를 한다. 무수히 작은 ‘나’들의 속삭임에 속아 넘어가고, 후회하고, 다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삶의 회전목마는 어김없이 돌아갔다.
그렇다고 하면 나의 삶의 구성요소인 그 작은 ‘나’들은 어디서 왔는가? 왜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을 들어냈다가 사라지면서 내 삶을 지배할까? 그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과거 삶의 산물이다. 그렇게 하니 편하고, 즐거우며, 내게 도움이 된다고 스스로 만들어서 무의식 속에 저장한 내 삶의 산물이다. 그러니 그것들과 더 이상 싸우지 말고, 없애려고 발부동치지 말고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수용해 주자. 중요한 사실은 과거 내 삶의 방식의 일부로 만들어진 작은 나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욕망의 반복적 충족과정에서 탄생된 이 작은 ‘나’들에게 삶의 주도권을 더 이상 빼앗기지 말고 이를 내가 가져오면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나’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나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의 방식이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결과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작은 ‘나’들이 내는 목소리를 듣고 알아차려야 한다. 다음으로 그 목소리를 내게 된 배경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작은 내면의 나들이 소리를 낼 때 외면하고 억누르면 그 목소리는 잠시 잠복하지만 누르면 누를수록 그 목소리는 커진다. 그러니 그 목소리를 들어주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작은 ‘나’들의 목소리가 자동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당연시 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아! 현재는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자꾸 들리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바라보자. 동시에 그 작은 목소리를 내게 하는 그 바탕에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직시해 보자. 인간만이 유일하게 내가 무엇을 할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바라보는 나’가 작동한다.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나가 “참된 나”다. 작은 ‘나’들은 과거 내 삶의 산물이다. 이들은 현재를 과거의 경험 속으로 자신을 자꾸 유인하여 가는 놈들이다. 그러니 먼저 바라보는 나를 중심으로 작은 ‘나’들의 작용을 인지하고 그 것들과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드디어 작은 ‘나’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내면에 주인을 탄생시킬 수 있다. 어느 조직이나 사회에도 리더가 있듯이 내 내면에도 나를 끌어가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작은 나들과 내면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드디어 나는 내 삶을 주도하는 내안의 참 주인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과거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나를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주인이 집에 없으면 항상 도독들이 판을 치듯, 내 안에 내 삶을 성찰하고 바라보는 나가 없으면 상황에 따라 출몰하는 무수한 작은 나들이 판을 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바라보는 나가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작은 ‘나’들을 관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기대에 어긋나는 일을 했다고 후회하고 미워하고 자신을 책망한다고 도움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행동을 한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하며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다. 끝없는 자신과의 내적 갈등을 이제는 종식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내 삶을 주도해왔던 작은 ‘나’들을 나의 일부로 수용하면서 작은 ‘나’들의 의외의 활동들에 대한 원망과 책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한다. 보채던 아기를 엄마가 안아주면 울음을 그치듯 바라보는 나가 작은 나를 큰 사랑으로 바라보고 수용하면 그의 힘은 약화된다. 나 안에 작용하는 무수한 작은 ‘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이 작동하는 근본 욕구를 인정해 주면 그들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진다. 어떠한 느낌과 생각과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더라도 그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수용하고 허용한다. 그리고 이를 흘러 보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들어 자신을 한계 짓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일어나는 그 어떠한 느낌과 생각 그리고 감정도 모두 허용하자. 어떠한 불행도 허용할 수 있고 어떠한 행복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스스로 모든 것을 허용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자신과의 평화를 선언하는 방법이다. 그러면서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자.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흩어지듯 내면에 작은 ‘나’들을 인정해 주고 수용해 주면서 흘려보내자. 자신의 과거의 삶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내 의식세계에 영향을 미치던 작은 ‘나’들을 놓아주자. 그러면 진정 나는 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그 때 드디어 참된 나가 숨을 쉬고 깨어나서 자신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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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