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 수용 검토"

WSJ "본토와 日 등 해외 주둔기지 활용"
카타르·바레인 기지 수용 못해 대안 모색
송영길 "협의된 적 없고 현실적이지 않다"

▲ 카불 탈출 난민… 美 도착 ‘미소’ 21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탈출해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아프간 가족이 안도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덜레스 공항=AP연합뉴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등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피란민을 임시로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카타르·바레인·독일의 미군기지가 아프간에서 대피한 사람들로 과밀상태가 되자 새 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후보지로 버지니아·인디애나·캘리포니아 등 주들에 있는 군사시설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여기에 더해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코소보 등의 미군기지도 새로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국내 정치권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2일 낮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 오찬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WSJ 보도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협의한 바 없고, 그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맡아서 했던 아프간 한 주의 여러 가지 병원·학교 건설 관련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엔지니어들,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이 약 400명이 된다고 한다”며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해 한국과 인연이 깊은 아프간인들에 대해선 조력을 제공해야 함을 강조했다.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WSJ 보도에 대한 세계일보의 질의에 “주한미군은 현재까지 아프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임무 수행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과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미 국무부·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카불공항을 통한 아프간인 대피작전은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현지 매체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의 말을 인용해 “그간 공항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압사한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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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