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사퇴했지만…휘청이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 박원석 전 의원 등 정의당 전·현직 의원들이 15일 연달아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총선 전략 등 당의 노선을 둘러싼 이견 탓에 이미 ‘예고된 분열’이지만, ‘진보 4당 선거연합정당’에도 좀처럼 동력이 붙지 않는 정의당으로선 세력이 더욱 쪼그라들며 입지가 더 불안해지는 모양새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의 길로 가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과 신당 창당 선언을 한 지 한달여 만이다. 류 의원은 신당 합류 뜻을 밝힌 뒤에도 탈당을 거부해 당에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데, 그는 오는 19일 이 문제를 논의하는 당기위원회에 참석해 소명한 뒤 탈당할 예정이다. 류 의원이 비례대표 승계 시한인 오는 30일(국회의원 임기 만료 120일 전) 이전에 탈당하면,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후임이 된다.

이에 류 의원이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공천을 받을 때 당대표를 지낸 심상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적으로 청년에게 기회를 주려했던 시도가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이날 박 전 의원, 권태홍 전 사무총장, 배복주 전 부대표 등 9명도 “대안 정당의 길에 나선다”며 탈당했다. 이 가운데 박 전 의원을 비롯한 7명은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등이 꾸린 ‘미래대연합’(가칭)에 합류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정의당은 그러잖아도 ‘진보의 구심점’ 노릇을 하기엔 발언력이 약한 상황에서 전·현직 의원과 당직자들의 탈당이 잇따르며 난감한 처지다. 당의 사활을 걸고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추진 중인 선거연합정당엔 녹색당만 합류했고, 진보당·노동당·직접민주지역당연합은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게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은주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1월 말 또는 2월 초로 예상돼, 의석수까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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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