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성적표에 달린… 與野 잠룡 정치운명


4·10 국회의원 총선거의 성적표에 따라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잠룡들의 정치 운명도 바뀔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여야 간판으로 나서 선거를 치르는 만큼 90일 뒤 정치적 위상이 극과 극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접전을 이끌어낼 경우 단숨에 유력한 차기 여권 주자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장래 지도자 1위를 달리는 한 위원장은 정치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중도확장성을 보여주면서 유력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반면 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당내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권심판론이 가속화되면서 국정 운영 동력을 급격히 잃을 수 있다. 이 대표의 저격수를 자처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인천 계양을에서 선전하거나 이 대표를 꺾을 경우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야권 차기 대선 주자 1위인 이 대표는 총선에서 1당을 지켜낸다면 계속해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쇄신론을 불식시키면서 위상도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 패배할 경우 책임론은 물론이고 자신을 향한 사법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탈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총선에서 제3지대 지분을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정치생명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3명이 10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연대 여부도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의 경우 서울, 경기 지역 승패에 따라 차기 경쟁 구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간접 지원을 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권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정책과 관련해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총선 결과에 따라 명운이 갈리게 된다. 개혁신당에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가 이뤄질 경우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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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