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국민의힘, 연일 "반성"…
윤석열 대통령과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일각에서 연일 반성한다는 목소리를 내놓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후 잠깐 움츠리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인지, 진정성이 담긴 반성인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나왔다.
하 의원은 “서민들은 고금리와 물가 상승, 전세사기로 고통받는데 집권여당이 홍범도 흉상 이전과 같은 이념논쟁에만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며 “과거 정권 탓, 야당 탓만 하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권여당이 1년 반 내내 내부의 권력다툼만 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윤석열 대통령도 선거 패배 일주일이 지난 무렵부터 공개 발언에서 '반성'이라는 말을 잇달아 꺼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아까 원내대표께서 이런 것(의대정원 증가)을 추진한다고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시기도 한다”며 “우리 당에서도 그런 걱정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과거에는 소통은 많이 했다”며 “저보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많이 반성하고 더 소통을 하려고 합니다마는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추진하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하면서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그래서 속도감 있게 나아가면서 관련 분야에 있는 분들과 소통을 해야 가장 국민에게 유리한 방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대통령실홍보수석도 19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에게 “나도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들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은혜 수석은 21일 서면 브리핑에서도 윤 대통령이 4박6일 간의 사우디·카타르 순방 차 출국하기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내각은 제대로 된 현장 민심 청취에 힘써달라”며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는 행정, 보고서로 밤새는 행정이 아니라 각 직급별로 현장에 달려가 어려운 국민들의 생생한 절규를 듣는 현장 행정, 정책 정보 활동에 매진해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변화를 두고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바뀌려고 하면 무섭게 변한다고 평가한 언론도 있었다. 중앙일보는 22일 새벽 온라인 <“불통처럼 보여도 무섭게 변해”…이준석 끌어안던 尹 '위기 본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한 여권 고위 인사가 20일 “불통처럼 보이지만, 한번 바뀌면 무섭게 변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뒤 공산주의나 반국가세력이 아닌 반성과 소통을 얘기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특유의 위기 본능이 발동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그러나 소통하고 반성한다, 민생을 챙기겠다는 것이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하기 시작한 데다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신동욱 TV조선 앵커는 지난 20일 저녁메인뉴스 <뉴스9>에서 스튜디오에 출연한 김정우 기자에게 “논리적으로 나열하면 반성, 소통, 현장, 민생 뭐 이렇게 되겠다”며 “뜻은 알겠는데 문제는 진정성 아니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기자는 “윤 대통령은 먼저 현장 상황을 복기했다고 한다”며 “보선 직후 김태우 후보와 통화를 했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패배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고 답했다. 김 기자는 “여당 의원들은 물론 외부의 지인들에게도 대통령 자신과 김 후보, 그리고 당 지도부에 대한 문제점을 들었다고 하고, 대통령의 지시로 비서실도 자체적으로 보궐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중”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