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길 오른 尹…"컴퓨터만 보지 말고 국민 절규 들어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중동 순방 출국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내각은 제대로 된 현장 민심청취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강조해온 '민생 현장 소통' 을 내각에 재차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에게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는 행정, 보고서로 밤새는 행정이 아니라 각 직급별로 현장에 달려가 어려운 국민들의 생생한 절규를 듣는 현장 행정, 정책 정보 활동에 매진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각 직급별로 광범위하게 현장에 나가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찾아내야 한다"며 "일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발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최근 '현장'과 '소통'을 반복 강조하고 있다.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원인으로 지적된 것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을 향해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현장 중심 행정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대통령이 밝혀온 소신이자 정부 초기부터 강조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초심으로의 회귀'도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와 내각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힘들게 된 국민들이 너무 많다"며 "직접 가서 느껴야 한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정책을 찾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성남 서울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4박 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길에 올랐다. 역대 대통령 중 사우디와 카타르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중동과의 경제협력 지평을 넓혀 '중동 2.0 시대'의 새판을 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대통령의 순방 일정표는 투자 포럼 등 경제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도착한다. 이후 이튿날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 및 오찬으로 국빈 일정을 시작한다. 22일에는 양국 경제인 300명과 함께 한·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일정을 소화한 뒤,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카타르 도하로 향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들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25일엔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정상회담 이후 국빈 오찬을 가진다.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에너지 분야 경제 협력을 심화하고 첨단기술, 보건, 문화 등 신산업 협력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귀국은 26일 오전으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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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