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현장 시신만 260구·도망치면 조준 사격...사냥하듯 민간인 살상한 하마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극단적인 잔혹성을 드러냈다.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이자 주말인 7일(현지시간) 이른 아침을 노린 하마스는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했다. 청년들이 모여 있던 야외 음악 축제 현장에선 시신 260구가 발견됐다. 낙하산, 오토바이, 모터보트 등 각종 탈것을 타고 침투한 하마스 대원들은 소총과 박격포 등으로 무장한채 주택가와 공원, 광장 등을 가리지 않고 누비며 공격을 가했다.
8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열린 노바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서 하마스는 민간인들을 일사불란하게 사실상 '사냥'했다. 관객 1,000명 이상이 초막절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오전 6시 30분쯤 음악이 갑자기 꺼지고 공습 사이렌이 울려 관객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 전기가 차단됐다. 이어 밴 여러 대에서 하마스 대원 100여 명이 쏟아져 나와 인파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하마스는 관객들이 타고 도망치는 차량 행렬에도 총격을 퍼부었다. 행사장 비상구 입구에서 매복하다 관객들이 뛰어나올 때마다 차례로 살해하기도 했다.
한 생존자는 “수 백 명이 숨을 곳도 없는 뻥 뚫린 사막에서 맨몸으로 무작정 달려 근처 숲으로 숨었는다. 이미 총에 맞아 죽어가는 사람들도 여럿 보았다”고 CNN에 말했다. 다른 생존자는 “덤불 속에 숨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납치돼 도울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도 말했다. 7일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이 축제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명단이 공유됐는데, NYT는 한 명단에서 500명 이상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부근에서는 최소 260구의 시신이 확인됐다. 응급구조단체 '자카'는 "시신 수습을 계속 하고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납치돼 실종된 인원은 추산조차 되지 않는다.
조용한 주택가도 하마스의 타깃이 됐다. 7일 기습 공격 당시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는 “하마스가 집집마다 침입하려 한다”는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 지역 주민들의 제보가 연이어 접수됐다. 이 지역 주민인 하레츠 신문의 한 기자는 “동네에 들어온 테러리스트들이 어느 순간 창문 밖을 어슬렁댔다”며 “집안 방공 벙커에 숨어 있는 동안 우리 집 창문에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고, 마을 단체채팅방에 ‘(하마스가) 들어왔다’는 메시지가 계속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부 소도시 오파킴에 거주하는 한 주민도 “총소리가 들려 집 밖에 나가봤더니 소총과 박격포로 무장한 하마스 대원이 동네를 배회하고 있었다”고 NYT에 전했다. 놀란 그가 놀이터로 도망쳐 숨는 동안 하마스 대원과 대립한 그의 오빠는 세 발의 총을 맞고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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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