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개념없는 개념 연예인 너무 많아”···‘자우림’ 김윤아 저격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 단체인 문화자유행동 창립총회에 참석해 “최근에 어떤 밴드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해서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이라고 말했다.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씨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쓴 게시물을 겨냥한 발언이다.


▲ 그룹 자우림의 김윤아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최근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차기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유력해지면서 진보 성향 문화예술인을 억압했던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화자유행동은 “특정 집단의 이념과 잣대가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공통 인식을 바탕으로 세워진 보수 문화예술인 단체다. 이 단체는 “한국 문화 제도의 부조리와 모순 및 퇴행을 바로잡기 위한 건전한 비판과 감시활동을 전개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기반한 문화활동 주체의 양성 및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사회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도모한다” 등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입각한 창립 취지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또 “음침하고 폐쇄적인 지하 경제에서 문화계 이권을 독점한 소수 특권 세력이 특정 정치·사회 세력과 결탁해 문화예술계를 선동의 전위대로 사용하는 일이 더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때 어떤 배우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넣겠다’며 개념 연예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 그게 무슨 개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막힌 일을 목도한 바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한 배우 김규리씨는 이 발언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노사연 자매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빈소를 방문했다고 집단 따돌림을 당해야 하나, 소설가 김훈이 조국 비판 글을 썼다고 ‘노망들었다’는 폭언을 들어야 하나”라며 “더는 이런 불이익과 따돌림, 낙인찍기가 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자유행동 사무총장을 맡은 우상일 전 문화체육부 예술국장은 2017년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부 장관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보고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으로 여야 간 공방이 오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체부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한다)’라는 쪽지를 건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김 대표 이외에도 나경원 전 의원과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여권 인사들이 여럿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작성됐을 당시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특보가 차기 문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해지면서 현 정부의 정치색에 반하는 문화예술인 탄압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유 특보는 2008년 2월 장관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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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