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수도권 지지율 40% 언저리, 총선 참패설은 과포장


내년 총선을 8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 참패'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진원지인데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죠. 

◇윤 대통령 신당창당설 또 제기

신평 변호사는 지난 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에선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하고 전체 의석수도 지금보다 더 줄어든다는 참혹한 결과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석은 현재 112석인데 이 보다 더 감소한다는 얘기입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4일 "황당무계한 말"이라고 반박하자 신 변호사는 5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가 전화가 왔는데 결코 여론조사를 실시한 일이 없다고 했다"며 사과했어요. 그래 놓고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유력한 정치인과 실력 있는 정치부 기자에서 (여론조사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인지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신 변호사는 지난 2월 초 SNS와 방송에서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언급해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기현-안철수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던 시점이었죠. 당시에도 신당 창당 얘기를 꺼냈다가 "경우에 따라서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지도 모른다"며 슬그머니 물러섰어요.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확 내질러 놓고 사태가 커지면 주워 담는 척하는 스타일 같습니다.

그런데 좌충우돌 신 변호사의 발언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평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30%대 지지율과 인물난 등으로 내년 총선 수도권 선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석, 범민주당 계열이 18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지난 1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그전에는 국회의원 후보로 나올 사람이 있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거 지자체장으로 당선되고 공기업 사장으로도 가셨다"며 "그래서 4년 전 후보군보다 지금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군이 더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 의석수는 서울 49석, 인천, 15석, 경기 59석 등 모두 123석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서울 41석, 인천 11석, 경기도 51석 등 103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이 서울 8석, 인천 1석, 경기도 7석 등 16석을 확보하는데 그쳤죠.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무소속은 인천에서 1석, 정의당은 경기도에서 1석을 얻었습니다.

신평 변호사 말대로라면 현재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123석 중 16석도 못 얻는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자체 여론조사를 했든 하지 않았든 상당히 과장된 말인 것 같습니다.


◇수도권 판세 아직은 오리무중

그렇다면 수도권의 민심은 어디에 있는지 이번 주 나온 여론조사 3개를 살펴보도록 하죠.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에이스리서치 41.5%, 알앤써치 41.3%, 메트릭스 38.0%로 나타났습니다.

국정지지율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에이스리서치 44%, 알앤써치 45.1%, 메트릭스 35.1%입니다. 인천·경기는 에이스리서치 40.5%, 알앤써치 40.9%, 메트릭스 38.1%로 조사됐습니다.

①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국민리서치그룹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물은 결과 '긍정'평가 41.5%, '부정'평가 56.9%로 나왔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44%, 인천·경기 40.5%로 수도권에서 4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어요. 전국적으로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8.7%, 민주당 34.4%, 무당층 20.9%로 조사됐습니다.

②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는 긍정 평가 38.0%, 부정 평가 52.3%입니다. 서울 35.1%, 인천·경기 38.1%로 수도권 전체가 40%를 밑돌았어요.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4%, 민주당 28.2%, '지지정당 없음' 24.5%, 정의당 5.1% 순입니다.

'내일이 총선일이면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하나'라는 질문에 '국민의힘 후보 31.3%, '민주당 후보' 27.4%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1-2일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8%p오르고, 민주당은 3.2%p 내려가 순위가 역전됐습니다.

③CBS노컷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 평가 41.3%, 부정평가 내린 55.6%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45.1%, 인천·경기 40.9%입니다. 전국적으로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8.7%, 민주당 44.6%, 무당층 14.4%, 정의당 0.8%로 조사됐어요.

경험칙으로 볼 때 총선은 정당지지율보다 국정지지율에 더 많이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45%를 넘으면 집권 여당에 더 부가 있어요. 내년 총선은 변수가 많이 있지만 국정지지율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이 크게 불리한 상황은 아닙니다. 국힘 입장에서는 서울은 백중지세이고 경기는 약보합이라고 봐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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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