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사진) 씨의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검찰이 '원칙'을 택하며 조국 부부에 이어 조 씨도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조 씨가 과거 죄를 범한 정황이 있는 만큼 기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 씨가 조국 부부의 공동정범 지위에 있는 만큼, 유죄 선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10일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 씨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조 씨는 지난 2013년 6월 17일 부모와 공모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로 작성되거나 위조된 증빙서류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2014년 6월 10일 정 전 교수와 공모해 부산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및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한 혐의도 있다.

조 씨의 기소로 2019년 일명 '조국 사태' 이후 기소된 조 전 장관 일가족은 본인과 아내 정 전 교수, 동생 조권 씨와 5촌 조카 조범동 씨에 이어 5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검찰은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2019년 9월과 12월 정 전 교수와 조 전 장관을 차례로 기소하면서도 조민 씨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조 씨의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일가족 전부를 법정에 세우는 것은 가혹하다'는 동정론과 '공범들의 혐의가 인정된 만큼 기소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원칙론으로 갈라져 맞섰다.

고심을 거듭하던 검찰은 결국 공소시효 만료를 15일여 앞둔 10일 원칙대로 기소를 선택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기소유예 처분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며 오히려 지금까지 기소를 안 한 것이 배려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조민의) 기소는 원칙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이런 사건은 어떤 결론을 내려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어 (검찰도) 마지막까지 반대 여론을 신경 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범인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왔으니 (조민에게도) 무난히 유죄가 선고될 것 같다"면서도 "부모에게 실형이 선고됐으니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조민 씨가 과거에 죄를 범한 정황이 있는 만큼 기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부모를 처벌했다고 공범인 자녀를 처벌할 수 없다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일반 법 감정 및 정의, 형평에도 반하기 때문에 기소 및 형사처벌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범죄를 무혐의로 만들어 준다면 범죄자를 우상화하는 기이하고 위험한 상황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부모들이 기소된 상황에서 자녀까지 재판에 넘기는 것을 가혹하다고 볼 여지가 있어서 그동안 미뤘던 것 아닌가 싶다"며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조민 씨가 (입시비리에) 적극 가담했다는 정황이 확인됐고 최근 행보도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기소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 변호사는 또 "정 전 교수의 유죄가 확정됐고 조 전 장관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만큼 공동정범 지위에 있는 조민 씨에게도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향후 검찰의 판단에 따라 법정에 서게 될 조 전 장관 일가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이 대학원 입시에 허위 인턴 증명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 아들 조원 씨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영림 변호사는 "동생(조원 씨)도 기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