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이상거래’ 신고했다는 빗썸, 與에 거짓말했나
이재원 빗썸 대표가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조사단)’ 회의에 참석해 ‘빗썸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이상거래에 대해 지난해 3월 FIU(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당시 김 의원의 이상거래를 FIU에 신고한 거래소는 업비트 뿐이었기 때문이다. ‘50억원대 상장 뒷돈’ 수사에 연루돼 있는 업체 대표가 국회까지 출석해 여당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조사단 3차 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의 ‘이상거래 신고’ 문제에 대해 ‘왜 다들 빗썸이 당시 FIU에 신고를 안 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 이후 의원들 사이 빗썸도 지난해 (FIU에) 신고를 했었던 것 아닌가 하는 기류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빗썸은 2022년 3월 김 의원이 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된 위믹스 코인을 대량 이체했을 때 FIU에 이상거래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비트는 이를 즉시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빗썸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
이 대표 발언은 ‘세간에 알려진 것이 사실이 아니며 빗썸도 김 의원이 위믹스를 대량 이체했을 당시 FIU에 신고를 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김 의원의 ‘이상거래’ 직후 빗썸의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보유 의혹’이 불거진 이후 부랴부랴 신고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업비트가 FIU에 이상거래를 신고한 시점에 빗썸의 신고는 없었다.
또다른 조사단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이 대표가 FIU 보고 여부에 대해 명확히 확인을 해주진 않았는데, 모호한 발언으로 진상조사를 방해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 때 벌어진 일들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빗썸은 지주사인 빗썸홀딩스가 받고 있는 검찰의 ‘50억원대 상장 뒷돈’ 수사에 연루돼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위가 주최한 민당정 간담회에 업계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수사에 연루된 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날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에 국내 거래소중 빗썸 측만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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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