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 중 욕설’ 정윤정, 영구 퇴출...현대홈쇼핑 중대 결정
최근 생방송 중 욕설을 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인기 쇼호스트 정윤정씨(사진)에 대해 현대홈쇼핑이 영구 퇴출 결정을 내렸다.
특정 쇼호스트나 브랜드 게스트를 겨냥해 방송 출연 금지를 결정한 것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3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이날 내부적으로 방송 심의 결과 정씨에 대해 자사 홈쇼핑 방송에 대해 무기한 출연 금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방송 사업자로서의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의 일환으로 (정씨에 대해) 무기한 출연정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를 게스트로 내세운 네이쳐네이쳐 브랜드에 대해서는 중소협력사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유지를 위해 판매 방송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정씨의 홈쇼핑 욕설 방송에 대해 이례적으로 법정 제재를 결정, 방심위 전체회의 의결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다만 전체회의에서 제재가 확정되더라도 홈쇼핑 방송사만 제재를 받을 뿐 정씨는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도덕적 해이가 심하고, 일탈 행위를 보인 쇼호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사안을 엄중히 본 현대홈쇼핑 측에서 방송 영구 퇴출이란 초강수를 꺼내든 것.
이미 해당 방송을 본 시청자 사이 방송 신뢰를 져버렸다는 민원이 현대홈쇼핑을 비롯해 방심위까지 급증한 상태다.
또 생방송 중 쇼호스트의 돌발 행동을 100% 통제하기 힘든 가운데 홈쇼핑 방송사만 애꿎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커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 이유도 커 보인다. 방심위의 법정 제재부터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업계에서는 연봉 톱 쇼호스트의 ‘방송 영구 퇴출’이란 전례없는 결정이 미칠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 GS홈쇼핑은 프로그램 내 게스트가 말실수로 논란이 되자 회사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해당 방송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게스트 자체의 영구 출연 정지를 따로 결정하지 는 않았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쇼호스트들은 자신의 평판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일탈 행위가 드문 편”이라며 “정씨가 그런 점에서 생방 중 욕설까지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현대홈쇼핑의 결정 또한 파격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홈쇼핑 방송사 측은 “보통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쇼호스트들을 대상으로 (홈쇼핑 방송사는) 재계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출연 기회를 박탈한다”며 “그런데 판매 실적이 좋은 쇼호스트에 대해 영구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리는 게 분명 쉽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비록 정씨가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현대홈쇼핑에는 출연을 하지 못하더라도 타 홈쇼핑 의 방송 출연은 이어나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홈쇼핑업체에서 지금 당장은 불매운동 등 얘기가 나와 정씨 기용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판매 실적이 워낙 좋고, 팬덤이 두텁다보니 부정적인 여론이 좀 잦아들면 또 나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한편, 정씨는 앞서 홈쇼핑 방송을 조기 종료할 수 없다며 짜증을 내고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었다.
당시 제작진은 정씨의 부적절한 언행 문제를 인지해 정정을 요구했지만 ‘홈쇼핑도 예능처럼 봐주면 안되겠냐’고 답해 더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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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