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경기지사실서 20억 요구받아”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2021년 1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직했던 경기도지사실에 불려가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 원 마련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남욱 변호사·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공 전략사업팀장)는 물론, 정 회계사도 이 대표 측 자금 수수 상황을 진술함에 따라 2차 검찰 소환을 앞둔 이 대표 연루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 회계사는 지난해 7월 새로운 대장동 수사팀이 꾸려진 후 이뤄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 조사에서 “2021년 2월 성남시 판교 운중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김 씨를 만났는데, 당시 김 씨가 그해 1월쯤 시장실(경기도지사실 의미)로 불려갔다 왔다고 했다”며 “김 씨가 한숨을 쉬면서 20개(현금 20억)를 마련해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시장실은 누구를 의미하냐’는 수사팀 질문에 “당시 이 대표는 경기지사였지만, 김 씨는 계속 시장이란 표현을 사용했다”며 “김 씨가 욕설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현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2021년 2월 김 씨와 정 회계사가 대화를 주고받은 녹음 파일과 그 무렵 김 씨의 경기도청 출입 기록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씨가 도지사실에서 20억 원 요구를 받았을 때 이 대표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 정진상(구속 기소)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만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와 관련, 정 전 실장을 2일 소환해 조사했다.

김 씨를 제외한 모든 대장동 업자들이 이 대표 측의 자금 수수 의혹을 인정하고 20억 원의 경우 구체적인 요구 장소에 대한 진술까지 나오면서 검찰은 이 대표가 이를 인지했는지 집중 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1일 수사팀은 해당 대화 당사자인 김 씨와 정 회계사를 소환했다. 현재 수사팀은 이 대표의 2차 소환 일정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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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