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몰고온 민주당 분당설…개딸이 기름 붓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웅크리고 있던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분당(分黨) 관측까지 나온다. 이 상황에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은 당에 '쓴소리'를 하는 비명계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좌표 찍는 등 집단 행동으로 분열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 차원에서 방어하면서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데 대한 불만이 당내에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조응천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당 주류는 (이 대표 수사가) 민주당에 대한 탄압이라고 단일대오로 버티자고 하는데, 당 공식 라인이 전면에 나서서 반박하고 논평 내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는 '어쩌면 당이 깨질지도 모른다'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재명 이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분위기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면 친명계가 주도하는 권력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당 내분에 기름을 붓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온라인 당원청원시스템인 '국민응답센터'에 게재된 비명계 인사 출당 요구 청원은 이 대표 지지자들의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평당원 박지현의 출당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1만1224명으로 최다 당원의 동의를 받았다. 박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이 대표와,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해왔다.
'이재명 당 대표님께 사퇴하고 싸우라는 비명계 2명의 명단공개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도 같은 시각 4889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명단 미공개 시 경선 탈락시킬 명단을 SNS에 다 올리고 카페에 다 올리도록 하겠다. 전화번호도 올리겠다"며 이른바 좌표 찍기 공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반개혁파 이낙연, 이원욱, 조응천, 전재수, 박용진, 김종민 등등 해당 행위자들 모두 출당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도 4205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SNS에서 해당 청원들에 대한 참여를 촉구하며 당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당내 대표적인 '스피커' 의원들이 진화에 나섰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당 우려에 대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걱정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이 대표가 물러가라고 싸우는 상황이 아니다. 그것이 더 커질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근거가 있어야 가능성을 얘기하지 벌써 분당을 얘기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박범계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에서 "(분당을 언급하는 사람이) 한두 분 장외에 계신다"며 "함께 단결해서 이것(검찰 독재)을 극복해야 되고 그것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것에 모든 의원이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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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