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붙여서 코로나 끝낸다"..변이 잡는 '반창고 백신' 효능 입증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낳으며 진화하는 것 처럼 백신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 콧속(비강)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백신이 사람 대상 임상에 진입한데 이어 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백신이 동물실험에서 다양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을 입증했다. 곧 사람 대상 임상에도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영국의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 뉴스 투데이 등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와 바이오기업 백사스 공동 연구팀은 지난 달 '고밀도-마이크로어레이 패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헥사프로 코로나19 스파이크' 백신이 19종에 달하는 코로나19 변이를 중화시켰다는 점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백신(Vac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백신은 피부 투약이 가능하도록 코팅된 25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바늘 5000개를 가로, 세로 각 1㎝ 크기의 패치에 붙여놓은 형태로 개발됐다. 피부 표피 및 상피층에서 세포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을 직접 전달해 근육주사에 비해 적은 양으로 더 높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
연구결과 패치를 통한 백신 접종이 바늘을 이용한 같은 성분의 백신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체 중화능력이 약 11배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오미크론 외에도 델타, 감마, 카파, 람다 변이 모두에 효과적이었다.
퀸즐랜드대학교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바이오기업 백사스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백사스는 올해 안에 임상 첫 단계인 임상1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에도 패치형 백신 개발에 손을 댄 바이오사가 있다. 유바이오로직스와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이용해 백신 성분을 피부 부착형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 공동 연구 중이다.
콧속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낸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현재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며 러시아와 중국 제약사들도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도 다수의 바이오사들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진원생명과학과 샐바시온등 일부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프레이형 백신은 콧속에 직접 뿌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가 코와 입, 목 등 상기도에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주사형 백신이 주로 기관지와 폐 등 하기도에 항체를 형성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폐에 항체를 형성한 주사형 백신이 중증화를 막는 효과가 컸다면 스프레이형 백신은 바이러스 유입 루트에 항체를 형성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급된 백신이 바이러스의 폐 진입을 막아 사람을 살리는 백신이었다면, 스프레이 백신은 감염을 막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다만, 스프레이형 백신은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주사형 백신보다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비강 구조상의 문제로 스프레이가 좁은 공간에 막혀 새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그래서 엄격한 임상 통제하에 효능을 입증하는데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비강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의료기기의 새로운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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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