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수 건너 뛴 검찰총장.. 역대급 '기수파괴', 고검장들 거취는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가 18일 지명되면서 검찰 고위간부들의 거취에 관심이 간다. 이 후보자는 현직 고검장뿐 아니라 일부 검사장급 검사보다 기수가 낮은 상황이다.
이 후보자가 지난 5월 김오수 전 총장 사퇴 이후 3개월 가까이 직무대리를 수행해온 만큼 법조계에서는 "예상했던 인사"라는 반응이지만 전임 총장(김오수, 사법연수원 20기)과 7기수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기수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지명 당시 전임 문무일 총장과의 5기수 차이를 넘어선다.
검찰 안팎에서 향후 거취를 두고 이목이 쏠리는 인사는 27기 이상 고검장·검사장급 검사 총 13명이다. 고검장급인 여환섭 법무연수원장(24기)을 비롯해 김후곤 서울고검장(이하 25기),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주형 수원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최경규 대구고검장 등 6개 고검장이 모두 이 후보자보다 연수원 선배다. 피고인 신분으로 사퇴가 어려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3기)도 있다. 검찰에서는 후배 기수가 총장이 되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총장보다 높은 기수 인사들은 자진 사퇴하는 관례가 있다.
현직 검사장 중 일부도 이 후보자보다 선배다. 노정환 울산지검장, 문홍성 전주지검장, 심우정 인천지검장, 임관혁 서울동부지검장, 이수권 광주지검장 등이 사법연수원 26기다. 이들이 전부 사퇴할 경우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들 기수 가운데 상당수가 당분간은 자리를 지키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5~6월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단행된 지 2~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당장 사퇴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지금 남은 선배 기수들이 당장 옷을 벗을 것 같지는 않다"며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는 데 다들 공감대가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이 후보자가 선배 기수들에게 연락해 남아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윤석열 총장 시절에도 직·간접적으로 그런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자리를 지켜주면 이 후보자가 다음 인사 때 조직 재정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직 안정을 위해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이제 막 수사를 시작했고 다음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도 시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사를 다시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 입장에서도 장관과 총장보다 기수 높은 인사들이 남아있는 게 편하지는 않지만 검찰 조직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남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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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