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결정 관련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중

수사관 등 10여명 투입해 압수수색 진행 중
관련 법따라 원본 아닌 사본 복사해 압수수색
기록물 양 방대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가능성 有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 靑 개입 여부 확인할 듯

검찰이 19일 오전부터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부터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수사관 등 10여 명을 투입, 압수수색을 집행 중이다.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19일 관계자들이 대통령기록관을 출입하고 있다.

투입된 수사관들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등과 관련된 기록물을 중심으로 관련된 법에 따라 기록물의 원본이 아닌 사본을 복사,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물의 양이 방대한 만큼 이날까지 압수수색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다음 주에 이어서 압수수색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검찰은 월성 원전 가동 중단 당시 청와대가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어떤 의사를 내비쳤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시한 내용 중 위법 여부가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탈원전 반대 관련 시민단체는 월성 원전 1호기 불법 가동 중단 결정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며 당시 청와대 관계자 15명을 고발했다.

지난 3월에는 또 다른 시민단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이 외에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수현 전 사회수석,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 박원주 전 경제수석 등도 같은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자료수집 및 보강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에 소환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청와대 윗선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해온 검찰은 지난해 6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실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 4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 현재 대전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은 지난 2017년 11월 한수원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내용이 담긴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월성 원전 1호기는 이듬해인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 의결로 ‘즉시 가동 중단 및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정 사장은 손해보전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들 지시로 월성 원전 1호기가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를 조작해 즉시 가동 중단 결정을 내려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경제성 평가 용역을 맡았던 회계법인 A씨는 2018년 5월 월성 원전 1호기 가동 경제성을 약 17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200억원대로 낮춘 최종평가서를 한수원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문건 530개를 삭제한 산자부 공무원 3명 역시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대전지검은 백 전 장관이 한수원에 부당한 지시를 내려 1481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 배임 교사 등 혐의를 추가해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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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