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등판에도.. 민주 "이러다 서울·경기·인천 다 망한다"

'박완주 사태로 크게 실점' 분석
이재명 등판도 힘 못써 위기감 ↑

6·1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수도권에서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이겼던 경기와 인천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전북 전주시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당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 14~15일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803명, 809명,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2.4%의 지지를 얻어 송영길 민주당 후보(27.2%)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37.2%,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34.7%로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39.6%)가 박남춘 민주당 후보(32.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텃밭인 경기지사 자리까지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서울과 인천은 이길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 이대로 가면 경기도 선거도 망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당내 성폭력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 사태가 수도권 부동층 표심을 흔드는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박 의원 사건이) 지방선거에서 우리의 실점 요인인 것은 분명한데 몇 점이나 잃게 될 것인지 아직 판단이 안 선다”면서 “지금 경기도에서 밀리는 이유가 박 의원 사태 때문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만약 민주당이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에서 진다면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후보로선 본인 선거(계양을 보선)에서 이기더라도 안방을 내준 것이어서 사실상 선거 패배나 다름없다. 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재명이 전면에 나섰는데 민주당이 서울 경기 인천을 다 내주면 당권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겠냐”면서 “경기와 인천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아직 묘수가 없어 보인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소상공인 추가경정예산도 정부 몫이고, 한·미 정상회담도 여당 호재라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며 “이 후보 개인기나 국민의힘 ‘똥볼’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그것도 점점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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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