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맞붙는 오세훈·시의회…'예산전쟁' 돌입

서울시의회가 1조10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추경안 심사를 놓고 또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2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전날 제306회 임시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서울시 추경안을 심의·의결한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민생경제 회복에 방점을 두고 모두 1조1239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 하고 있다.

추경안에는 소상공인 약 8만명에 100만원씩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로 폐업했다가 재창업한 소상공인에는 고용장려금 1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임산부 1인당 70만원의 대중교통비를 지급하는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 예산 100억원도 포함됐다.

지난해 서울시 본예산 심사 때 시의회와 갈등을 빚었던 '오세훈표 공약사업' 예산들도 대거 포함됐다. 오 시장의 대표 청년 정책인 '서울 영테크'·'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85억원과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인 '상생주택' 59억원, '신속통합기획' 30억원, '모아타운' 29억원 등의 예산이 편성됐다. '지천 르네상스' 예산 21억원 등도 반영됐다. 지난해 본예산에서 삭감돼 오 시장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예산' 시리즈로 지적했던 내용들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과 시의회 간 대립 양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본예산 심사 때에도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44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시의회 문턱을 통과하긴 했지만 오 시장의 주요 사업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됐다.

오 시장은 이번 추경안에서 본예산 때 깎인 사업 예산을 되돌리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시의회 입장에서도 지역예산 편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 시장은 추경 심사를 앞둔 지난 23일 '2025 서울청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엉뚱한 이유를 붙여서 반대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당혹스러웠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추경에 다시 한 번 반영하려고 한다. 반드시 관철시켜 복지, 일자리, 교육, 계층 사다리를 위한 정책들을 양보없이 관철시킬 수 있도록 시의회를 설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도 오 시장이 다시 반영한 사업 예산에 대해 더 철저히 검토하겠다며 강도높은 심사를 예고했다.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날 개회사를 통해 "자치구의 실질적인 요구보다는 서울시의 입장만 고려한 '하향식 예산'인 점이 아쉽다"며 "본예산 심사 때 감액됐다가 이번 추경에 포함된 시장의 공약사업들의 경우 기존에 지적된 문제점들이 보완됐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상임위별로 심의를 진행하고 5일부터 7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 돌입한다. 이후 임시회 마지막 날인 8일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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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