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필승 카드'로 내세울 만한 후보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3·9 대선 패배와 5월 새 정부 출범 영향으로 전반적 열세가 예상되는 데다 출마가 유력시됐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잇따라 고사하면서 인물난에 봉착한 형국이다.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27일 현재 서울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출마가 유력해 보였던 우상호 의원은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뜻을 접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로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사실상 불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나, 국민의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는 역부족이지 않으냐는 시각이 나온다.

심각한 구인난이 이어지자, 당내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차출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전체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충지인 만큼 지도부가 추대 방식을 통해서라도 당내 거물급 인사를 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사람 모두 총리 출신으로, 중도 성향의 안정감 있는 이미지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 확인된 서울의 '보수 표심'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낙연 전 대표로선 절대 출마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며 "정 전 총리도 그런 선택지를 생각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차출론을 두고는 '이재명 지지층' 일부의 반발로 민주당 지지층을 온전히 견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제 이재명을 중심으로 단합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낙연 등판론은 또 한 번 당내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차츰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 전 지사 측 관계자는 "급하다고 이 전 지사를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 전 지사의 정치 생명을 끊을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재명 차출론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송영길 전 대표 차출론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원들을 다시 움직이게 하고 지방선거 투표장까지 가게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면 25개 서울 구청장 선거는 물론이고 전체 지방선거 분위기를 끌고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도 "송 전 대표가 나서줘야 한다. 지도부는 합심해서 송 전 대표를 모셔달라"고 요청했다.

전임 지도부 관계자는 "송영길의 출마가 불가피하다고 한다면 당에서 일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아직 당이 책임 있게 의사를 표현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울물결 김동연 대표가 서울시장 혹은 경기지사 출마를 놓고 저울질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김 대표는 서울보다는 경기지사 출마에 다소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도 서울과 경기 중 어디에 출마할지는 결정된 게 없다. 여론을 듣고 있다"며 "이번 주 안으로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