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국의 문화 침탈이 시작 되었다.

(중국의 경우)


중국은 동북아 역사문화의 중심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바 있다. 그러나 현대 중국인이 자긍심을 갖는 한족이 늘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북방 이민족의 침입으로 세워진 왕조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사실이며, 늘 민족적 실체가 아닌 허상의 문화공동체적 성격이 강했다. 현재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영토는 5천 년 중국 역사상 최대 강역으로 한족이 아닌 한국인과 혈통적으로 가까운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의 강역이다. 근세 왕조 시대 말기에 한족들이 한족 국가의 복권 운동으로 ‘멸만흥한(滅滿興漢)’을 내세웠다면, 청나라 멸망 이후 지금 한족의 강역은 신장, 티벳, 만주를 제외한 지역으로 축소되어야 한다. 현재 중국을 차지하고 있는 한족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고민하고 있다.
정신세계에서도 모택동 통치기의 문화혁명 이후 중국은 과거의 문화 전통을 거의 파괴해 버렸다. 공자의 문묘제례도 한국에 와서 다시 배워가야 할 정도였다. 요컨대 과거의 문화도 상당 부분 잃어버렸고, 민족적 우월감에 젖은 한족들은 이민족(만주족)이 만들어준 영토의 분열도 두려워하고 있다.
서북 공정, 동북 공정도 한족 현실 인식의 귀결이다. 정치적 공정이며 문화적 공정이다. 최근까지도 스스로 인정했던 고대 한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억지를 부리고 있으며, 문화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는 한국 김치가 중국식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에서 유래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며 『시경』에 공자가 ‘오이를 벗겨 절임 채소[菹]를 올렸다’는 데 근거한다고 우긴다. 그러나 파오차이는 김치보다는 오히려 서양식 피클에 가까우며, 농경 문화에서 채소를 식용으로 절여 사용함은 세계 공통의 현상이다. 일본의 단무지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환구시보와 같은 공용 매체에서도 우긴다. 찬란한 문화 전통을 가진 중국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심지어는 삼계탕의 원조가 광둥식 국물 요리에서 한국에 전해졌다고 우긴다. 2015년 11월 1일 한국을 방문한 리커창이 한국 고유 음식 삼계탕을 칭찬하고 중국에 추천하겠다고 해서 가공식품으로 자체 개발하여 대량으로 수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우리 고유의 복식도 중국에서 전파한 것이며, 저항 시인 윤동주가 중국 소수 민족의 시인으로 둔갑하여 소개되고 있음은 벌써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이러듯 중국은 우리나라 문화을 중국의 문화로 옮기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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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