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임을 앞둔 단체장들에게 바란다

지난 6월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끝나고 제8기 민선단체장들이 다음달 취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후 바로 치러지는 유래없는 선거였으며 그 어느 때 보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데 신중을 기했던 선거였다. 모든 선거가 모두 중요하겠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교체와 함께 과연 어느쪽의 손을 유권자들이 들어주는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결과는 안정을 택한 유권자들이 여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고물가로 인한 경제난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로감이 결국 안정을 택한 것이다. 이것은 이번에 선출된 단체장들에게 민생 안정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봉사해달라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엔 몇몇 단체장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권력행사에만 몰두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내달 1일 민선 8기 자치단체장 임기가 시작된다. 이에 즈음하여 지역 공직 사회에 대규모 정기 인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새로 취임할 구청장 당선인 주변에 공무원들이 인사상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너도나도 줄대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줄대기뿐 아니라 승진 대상자나 경쟁자들을 음해하고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추태도 없지 않아 지역사회가 뒤숭숭하다고 한다.

평소 당선인과의 친분이 두텁거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사청탁을 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들에 대한 음해마저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업무의 원활한 이관을 위해 만들어진 인수위 위원들이 특정 공무원을 밀어주는 일까지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공무원 살생부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역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여당의 후보 공천자가 결정되면서부터 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역사회에 무성한 소문이 횡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소문은, 비루한 인사청탁과는 무관하게 묵묵한 자세를 견지하며 주어진 일에 노력하는 공무원들까지 자극하게 된다. 조용히 있다가는 불이익을 당하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여 덩달아 인맥을 찾게 된다는 얘기다.

단체장이 새로 임기를 시작함으로써 대규모 공직 인사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어있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임기 전환기의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승진을 위해 인맥을 찾는 일들은 어디서든 벌어지게 돼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체장 교체기의 대규모 인사에 추문이 없으려면 누구보다도 단체장의 올바른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본인 입맛에 맞는 말만 취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고견을 잘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취임하게 될 단체장들의 공정성과 합리적 판단을 재삼 강조하면서 그들의 양식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더불어 공직 내부와 지역사회가 면밀하고도 엄한 눈과 귀로 주시한다면 비겁한 청탁 행렬과 부당한 인사는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선거때만 되면 너, 나 없이 모두가 잘 하겠다고 시민을 섬기겠다는 구실로 표를 호소한다. 허나 일부몰지각한 사람들은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 는 식의 행동으로 목에 힘들어가고 제 잘나서 당선된 것으로 착각하며 시민을 위하겠다는 공약은 온데 간데 없고 본인의 권력행사를 위해 측근을 옆에 세워두고 마치 왕처럼 시민위에 군림 하는 자세로 신의를 저버리고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정치인으로나 인간으로나 한참 자격 미달인 사람이다.


그에 해당하는 말이 목불인견(目不人見)이다.

동물은 그 본성이 언젠가는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주인이 잘해주니까 발톱을 감추고 있다가 틈이 생기면 자신의 주인에게 본능적으로 공격하는 행동이 동물의 본성인 것인데 성장과정이 잘못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것이다.

이번에 선출된 단체장들은 한번쯤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생각 해보야 한다. 공자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했다. 공자께서도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귀막고 입을 닫아 '내말이 곧 법이다'라는 식의 독불장군처럼 행동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약방감초처럼 낄데 안 낄데 가리지 않고 기웃거리며 아무런 기준도 의지도 없는 텅 빈 머리가지고 들은 풍월로 동분서주하는 그런 사람은 본인을 뽑아준 국민들에 의해 다시 끌어내려 질것이며 그때가서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그러니 제발 이번에 선출된 단체장들은 새로운 임기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진정한 일꾼이 되어주길 바란다.


                                   ▲ 이우성 뉴스젠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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